승부처, 때론 통과하기에 길고 컴컴한 NC의 ‘1~3번 터널’
2023시즌 KBO리그 후반기 이틀째 경기로 열린 지난 22일 대전 NC-한화전. 한화는 5-4로 리드를 잡은 가운데 9회를 맞았다. 마운드에는 8회부터 공을 던지던 마무리 박상원. 박상원은 선두타자로 나온 9번 김주원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잘 맞은 데다 바운드까지 불규칙했던 타구를 2루수 정은원이 순발력 있게 낚아냈다.
이쯤 되면 앞서가는 팀의 승산은 90%를 넘어간다. 그러나 9회 1사 후라도 NC와 만남, 타순이 1~3번 라인으로 연결될 때면 흐름이 다를 수 있다. 야구를 잘 알고 야구를 잘하는, NC의 1~3번 ‘야잘잘 타선’의 힘이 후반기 시작부터 드러났다.
NC는 후반기 출발점에서 손아섭(35), 박민우(30), 박건우(33)로 이어지는 1~3번 타순을 ‘베스트 옵션’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모두 국가대표급 경력의 야수들로 FA(자유계약선수) 또는 다년계약으로 대박 이력도 달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야말로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는 위치에 모두 올라선 이름들이다.
이날 NC-한화전의 흐름도 NC 1~3번 타순을 지나며 바뀌었다. 한화 박상원은 1사 뒤 1번 손아섭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나온 2번 박민우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해 2사에 1루에 주자를 묶었으나 3번 박건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1사 1·3루로 몰린 게 화근이었다.
박건우는 볼카운트 2-2에서 날아온 포크볼에 타이밍을 빼앗겼지만, 특유의 방망이 컨트롤로 타격하며 타구를 우익수 앞으로 굴려보냈다. 1루주자 박민우는 스타트가 빠르지 않았지만 타구 속도를 읽으며 멈춤 없이 3루까지 이르렀다.
이 경기의 주인공은, 2사 1·3루에서 역전 3점포를 터뜨린 4번 제이슨 마틴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찬스를 만든 1~3번 베테랑 타자들의 움직임에는 세기가 가득했다.
NC는 올시즌 손아섭-박민우-박건우 라인을 정상 가동한 경기가 많지 않았다. 부상 등 그라운드 안팎의 방해 요소가 있었다. 전반기 막판에는 박건우가 태도 문제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함께 모여 이상적으로 움직였을 때 상대를 어느 정도 괴롭힐 수 있는지 후반기 출발선을 넘자마자 확인되고 있다.
NC는 올시즌 1번 타순에는 타율 0.324(1위), OPS 0.818(1위)로 강했다. 2번 타순은 타율 0.285(3위), OPS 0.695(6위)를 기록했다. 또 3번 타순에서는 타율 0.287(6위), OPS 0.839(4위)를 기록했다.
NC는 이들이 지금처럼 건강히 달린다면 2~3번 타순 지표를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 더구나 4번 마틴이 7월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0.341 4홈런 14타점에 OPS 1.087로 솟아오르면서 강한 1~3번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는 구성이 되고 있다. NC를 만나는 상대 팀에는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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