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벨라루스서 어떤 역할 맡을까···접경지 긴장 고조
벨라루스가 바그너그룹 용병을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에 각각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주변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반 쿠브라코우 장관이 최근 군훈련 센터에서 바그너 용병 지휘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및 폴란드 접경지의 공동 경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쿠브라코우 장관은 바그너 용병들이 바흐무트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고 칭찬했다. 바그너 용병들은 지난달 무장 반란을 시도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끝내고 벨라루스에 들어와 현지 군 특수부대 등의 훈련을 맡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혈맹이지만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한데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23일 푸틴 대통령에게 “바그너 그룹은 서쪽(폴란드)에 반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폴란드는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 있는 것이 “잠재적인 위협”이라며 동부 국경 방어를 강화한 상태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핵심은 폴란드를 공격해도 보람이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동부 국경을 강화하기 위해 K2전차와 에이브럼스 전차, 아파치 헬기를 납품받았거나 납품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에 있는 바그너 용병의 역량은 크지 않아 실제로는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이들은 주변국을 공격할 만큼 충분한 중화기를 갖추지 못해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위협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또한 벨라루스에 있는 용병들에게서 “직접적인 위협은 없지만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바그너 용병은 계속 벨라루스에 집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군대 감시 단체 ‘벨라루스키 하윤’은 3450~3650명에 달하는 바그너 용병이 그들을 위해 마련된 캠프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 캠프는 우크라이나 국경으로부터 북쪽으로 230㎞ 떨어진 군사도시 아시포비치 인근에 있다. 인공위성 사진에는 700대의 군용 차량과 건설 기계 등이 캠프에 도달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벨라루스 현지에 부동산 관리 회사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등록 주소는 현재 바그너그룹이 머무는 캠프라고 벨라루스 독립 매체는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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