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로 나온 '덕질 플랫폼'…K팝 팬더스트리 이끈다

남미래 기자 2023. 7. 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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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이헌승 에이사 대표 "글로벌 K팝 팬덤 생태계 키울 것"
이헌승 에이사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BTS 정국으로 랩핑한 버스가 신사역, 강남역, 삼성역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운행됐다. 정국의 첫 솔로 디지털 싱글 '세븐(Seven)' 발매를 기념해 버스 서포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외 서울, 전주,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솔로 발매 기념 '이벤트카페'도 열렸다.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 같은 다양한 팬덤 서포트 활동이 이어지자 '팬더스트리(팬(Fan)과 산업(Industry)의 합성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팝 아이돌 팬더스트리의 규모는 약 8조원에 달한다.

K팝 팬덤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에이사의 이헌승 대표는 "BTS에서 ARMY(아미, BTS 팬클럽명)가 없었다면 지금의 BTS가 될 수 없었다"며 "연예기획사가 아닌 팬덤이 스타를 만들고 있는 시장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에이사의 플랫폼이 음지에 머물렀던 아이돌 덕질 문화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이 SNS서 '공구'하던 아이돌 굿즈시장을 양지화"
아이돌 산업이 시작됐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아이돌 굿즈는 우비나 야광봉 등 응원용품이 전부였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전하고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팬덤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아이돌 사진을 활용해 포토카드나 키링,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고 공동구매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점점 이 시장이 커지면서 탈세나 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아이돌 그룹 팬들은 해외 콘서트장에서 허가받지 않고 굿즈를 판매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아이돌 굿즈를 주문받고 돈만 챙겨 잠적하는 등 판매사기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에 에이사는 보다 투명한 굿즈 시장을 만들기 위해 팬덤 굿즈 유통 플랫폼 '마이스타굿즈'를 출시했다. 굿즈 판매금 일부는 '최애'(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전국천사무료급식소에 기부한다.

이헌승 대표는 "팬더스트리는 시장 규모에 비해 음지화돼있는 영역"이라며 "마이스타굿즈는 카드결제도 지원해 탈세도 막고 에이사가 파트너십을 맺은 제조사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단가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맺어 팬덤 굿즈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사실 비공식 굿즈의 초상권,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기획사들 역시 팬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크게 문제를 삼지 않아왔다. 마이스타굿즈를 통한 판매는 연예인에게도 수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기획사들도 수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2021년 4월에 론칭한 마이스타굿즈는 지금까지 세븐틴, 몬스타엑스 등 30여개 아이돌그룹의 200여종 굿즈를 제작해 판매다. 이 대표는 "K팝 아이돌의 해외 인기가 많다 보니 일본어, 영어버전으로도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매출 비중은 최대 30%가량 된다"고 말했다.
"팬덤과 스타 상생하는 '팬더스트리' 시장 조성"
/사진제공=에이사
에이사는 마이스타굿즈와 함께 연예뉴스미디어 '굿뉴스닷컴'과 팬덤 커뮤니티 '팬덤십'을 통해 K팝 팬덤 콘텐츠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다.

굿뉴스닷컴은 '홈마'(아이돌의 고화질 사진·동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굿즈로 판매하는 팬)를 객원기자로 영입하고 있다. 굿뉴스닷컴의 이미지는 굿즈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홈마가 찍은 사진을 굿뉴스닷컴에 송출해 홈페이지 광고 수익을 제공한다"며 "마이스타굿즈에서 굿즈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나 소비자로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덤십은 생일카페, 전광판 광고 등 팬덤 이벤트 정보를 모아둔 커뮤니티다. 이 대표는 "팬덤 이벤트 정보는 주로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돼 놓치기 쉽다"며 "각종 팬덤 이벤트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에이사는 아티스트가 아닌 팬덤 중심의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위버스나 버블 등 K팝 플랫폼은 연예인과 팬이 소통하고 연예인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중심인 반면 에이사 서비스는 팬덤 중심의 서브컬쳐 플랫폼"이라며 "팬더스트리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 팬과 스타가 함께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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