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 0.6%…한은 "불황형 아닌 부진 완화 흐름"(종합)

김혜지 기자 2023. 7. 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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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수출·투자 동반↓…향후 0.7%씩 성장 시 목표 달성
순수출 기여도 1.3%p '플러스 전환'…"부진 완화 흐름"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2분기(4~6월) 우리 경제가 소비·수출·투자가 동반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0.6%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경제 상황이 '불황형 성장'을 가리키기보다, 오히려 그간의 부진에서 완화되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은 3~4분기에 0.7%씩 성장할 경우 한은의 연간 전망치(1.4%)를 달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0.4%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0.3% 성장하면서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까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성장률 자체도 전분기보다 올랐다.

다만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한 경제성장률은 0.9%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4분기(-0.7%) 이후 가장 낮았다.

상반기 기준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9%였다. 이는 한은 조사국의 지난 5월 전망(0.8%)을 0.1%포인트(p) 웃돈 수치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2분기 성장률을 자세히 보면, 소비와 투자에 이어 수출까지 줄줄이 마이너스를 썼다.

우선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1% 줄어들면서 지난 1분기(0.6%)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앞서 한은은 2분기 민간소비가 1분기에 이어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으나 신통치는 않았던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초 방역 조치 전면 해제로 크게 늘었던 의류·음식·숙박 등 대면 활동 관련 소비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5월 연휴 기간에는 기상 악화로 대면 활동이 일부 제약된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민간소비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를 끌어내린 일시적 요인들이 해소될 경우 3분기 이후에는 소비자 심리 개선 등의 영향을 받아 원래의 완만한 회복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면서 전기비 1.9% 급감했다.

정부소비가 이같이 감소한 것은 1997년 1분기(-2.3%) 이후 약 26년 만의 일이다.

신 국장은 "1분기에는 독감 확산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지출이 많이 늘었는데, 2분기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나 독감 환자 수가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지출이 줄었다"며 "또 연초에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서 방역 관련 정부 지출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소비 감소 요인 역시 3분기부터 완화될 전망이다.

신 국장은 "질병 환자 수나 방역 지출의 변동은 3분기가 되면 해소될 것"이라면서 "다만 향후 정부소비는 정부의 재정 활동에 따르는 것이기에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3%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늘었으나 운송장비가 줄어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한은 제공)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어난 반면 석유제품·운수서비스 등이 줄어들면서 1.8%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4.2% 감소했다.

수입 감소 폭이 수출보다 훨씬 컸던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성장'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한은은 이 같은 주장을 물리쳤다.

최근 자동차·반도체 수출이 개선되면서 수출 추락을 방어했을 뿐더러, 수입 감소의 원인이 경기 둔화보다는 1분기에 많이 들어왔던 원유와 천연가스의 재고를 2분기에 소진하는 '재고 조정'에 있었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우리 경제 상황이 불황이라기보다는 부진에서 완화되는 흐름"이라면서 "수출의 경우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수출도 늘어나면서 감소 폭이 줄어든 효과가 있었으며, 내수가 일시 조정된 부분은 기저효과와 일시적인 기저효과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의 생산 증가가 순수출 개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은 3~4분기에 전기비 0.7%씩 성장할 경우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1.4%(전년 동기 대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9%였기에 하반기 성장률이 1.7%면 연간으로는 1.4%가 된다"면서 "올 한 해는 상저하고 흐름이 맞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 제공)

2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3%p로, 전분기(-0.2%p)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반등했다.

반대로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1%p를 기록하면서 전분기(0.3%p)의 플러스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정부소비(-0.4%p)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각 부문 가운데 성장률을 가장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0.1%p)도 성장률을 소폭 끌어내렸으며, 설비투자(0.0%p)는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민간은 성장을 1.1%p 끌어올렸고 정부는 -0.5%p 끌어내렸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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