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순수출 개선, 성장 이끌어…불황형 성장 아니다"[일문일답]
올해 2분기 전기비 0.6%, 전년비 0.9% 성장
순수출 덕에 선방?…수출·수입 줄었으나 수입 더 줄어
"자동차·반도체 수출 증가…순수출 개선, 성장 견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비 0.6%를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5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한 영향이 컸다. 다만 이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기에, 불황형 성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 상황이 불황이라기 보단, 부진에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우리나라 성장률은 전기 대비, 전년 대비 각각 0.6%, 0.9%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0.3%) 마이너스(-) 성장 이후 올 1분기 0.3% 성장으로 플러스 전환된 성장 기조가 두 분기 연속 이어진 것이다.
다만 성장 내용 측면에선 더 나빠졌다. 수출이 1.8% 감소해 한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었으나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이 줄었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 감소, 한 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이처럼 수출이 감소로 전환했으나,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무려 1.3%포인트로 5분기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불황이라기 보단 부진에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동차, 반도체 수출이 증가했던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기에 불황형 성장이라고 해석하기 보단, 순수출 개선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도 전기비 0.1% 감소해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 재화 소비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감소했다. 다만 한은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3분기부턴 완만한 회복세를 다시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 소비, 수출 모두 마이너스 전환했는데,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높아진 것은 불황형 성장이란 얘기가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지출 주요 항목인 내수와 수·출입이 모두 마이너스를 보인 가운데, 0.6% 성장을 했다. GDP는 내수와 순수출 부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내수 부문은 규모가 줄었지만, 순수출 규모는 내수 감소폭보다 더 컸기에 성장률이 플러스로 나왔다. 내수 부문 감소는 민간소비가 일시적 요인 영향을 받았고,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순수출의 경우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는데 수입 감소폭이 더 컸기에 순수출 규모가 커졌다. 순수출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성장을 주도한 것처럼 산술적으로 나오는데, 수출과 수입이 감소한 요인을 살펴보면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서 일시적으로 감소한 요인이 컸다. 수출은 소폭 감소했는데, 자동차 호조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생산도 마찬가지지만 수출도 늘면서 감소폭이 줄어든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불황이라기보단 부진에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수출이 증가했던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기에 불황형 성장이라고 해석하기 보단, 순수출 개선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하다.
-수입 감소는 재고조정을 말씀하셨다. 원유나 천연가스를 쌓아놓은 재고를 말씀하시는 것인가.
△원유 수입을 보면 작년 3분기 많이 들어왔다가 4분기 적게 들어왔고, 올 1분기 많이 들어왔다가 2분기 적게 들어오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같은 경우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 하반기 난방 수요 등 때문에 줄었던 부분이 있다. 올해는 1분기 많이 들어와 재고가 쌓인 부분이 있다. 1분기 재고 증감 기여도가 플러스였다가 2분기 원유 수입 줄고 재고 증감 줄면서 재고증감도 마이너스가 나왔다. 수입 감소 주요 요인으로 원유, 천연가스 재고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민간소비는 2021~2022년 모두 2분기 성적이 좋았는데 올해 특히 안 좋았다. 그 원인이 궁금하다. 일시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2분기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다. 연초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크게 늘어났던 의류, 음식숙박 등 대면 활동 소비가 일시적으로 줄었고, 5월 연휴 기간 중 기상여건 악화로 대면 활동이 일부 제약된 영향이 있다.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기저효과, 5월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대면 활동 위축이 일시적 요인이다. 이런 부분들이 해소되면 3분기 이후엔 소비자심리 개선 등 영향으로 완만한 회복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3분기 휴가 시즌 등 계절적 요인이 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어떻게 전망하나.
△2분기 발생했던 기상 여건이나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기저효과가 해소되기 때문에 2분기 마이너스 작용한 요인들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재 민간소비 관련 지표들을 보면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향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낮아진 것도 긍정적인 요인일 수 있겠지만, 외식비, 개인서비스 등 물가수준이 여전히 (높은) 부분이 있어 민간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기 보단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소비 부문이 줄었다. 역대 1997년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고 돼있는데 요인을 설명 부탁드린다. 일시적 요인인지, 장기화될 가능성 있는지 궁금하다.
△2분기 정부소비가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현물수혜가 감소해 줄었다. 1분기 중 독감 환자 등 늘어 건강보험급여가 많이 늘었는데 2분기 들어선 코로나19 확진자 수나 독감 환자 수가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줄었던 요인이 있다. 연초 방역조치를 해제하면서 2분기 중엔 방역과 관련된 정부지출이 감소한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들 종합적으로 작용해 정부소비 증가율이 낮게 나왔다. 이런 요인들은 3분기가 되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정부소비 관련해선 정부 재정활동 결과에 따라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
-2분기까지 성장률이 조사국 전망치보다 조금 좋다. 연간 전망은 무난하게 달성 가능하다고 보는가.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9%가 나와 조사국 전망치 0.8%를 상회했다. 중국 경기가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기에 조사국에서 연간 전망치를 1.4%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달성 가능성은 조사국에서 8월 수정경제전망을 하면서 경제전망 전제치와 최근 통계를 감안해 전망치를 수정 발표할 것이니 그 때 참고하면 될 것이다.
-산술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다. 1분기 성장률이 0.3%이고 2분기 0.6%면 연간 1.4%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어떤 성장률을 보여야 하는가.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9%였고, 하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1.7%면 산술평균 내서 1.4%가 된다. 상저하고 연간 흐름을 볼 때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조사국 전망대로 연간 성장률이 1.4%고, 상반기 실적이 0.9%, 하반기 1.7% 나오면 상저하고가 맞다. 하반기 1.7% 가 되려면 3, 4분기 모두 전기대비 0.7% 정도 성장하게 되면 연간 1.4%가 나오게 된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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