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유혈사태 100일…“아동 1시간에 1명꼴로 사상”

김서영 기자 2023. 7. 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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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23일(현지시간) 이웃국 차드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단에서 군벌간 충돌로 유혈 사태가 발생한 지 24일(현지시간)로 100일이 지났다. 그러나 사태의 출구가 여전히 보이지 않아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아동의 희생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지난 4월15일 분쟁이 시작된 이래로 아동은 435명이 사망하고 2025명이 다치는 등 최소 2500명에 이르는 아동 인명피해가 집계됐다. 한시간에 1명꼴로 아동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유니세프는 실제 사상자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아동 1400만명가량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아동이 매일 살해되거나 다치고, 납치되고 있다”며 “학교와 병원을 비롯한 중요 기반시설과 생필품이 파괴되고 약탈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아동 난민이 170만명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태가 장기화되며 인명 피해는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AFP통신은 보수적으로 추산하더라도 수단 전역에서 현재까지 39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이탐 모하메드 이브라힘 보건장관도 지난달 최소 3000명이 숨지고 60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탈출한 한 여성이 24일(현지시간) 차드의 난민 캠프에서 자신의 소지품과 함께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단 전체 인구 4천8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생존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병원 등 의료 시설이 교전 피해를 입거나 직접적인 공격 대상이 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수단 의료시설의 67%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병원 등 관련 시설을 향한 공격만도 51건이며 의료진 등 10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수단 남부 화이트나일 지역에서만 아동 약 300명이 홍역 의심 증상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은 권력의 민간인 이양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끝에 지난 4월15일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중재에 나섰으나 무력 충돌을 멈추지는 못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평화 회담이 열리면서 양측이 여러 차례 단기 휴전에 합의하기도 했으나, 약속이 거의 지켜지지 않았으며 지난달엔 대화도 중단됐다. 지난 15일 회담 재개를 위해 정부군이 제다에 도착했으나, RSF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주의 단체 케어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맥도널드 국장은 “세계는 수단의 악화하는 상황을 외면해선 안된다. 일대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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