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잡아야 할 콜롬비아…승리의 ‘벨’ 울릴까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꼭 잡아야 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상대로 콜롬비아(25위)를 만난다.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H조에는 독일(2위)와 모로코(72위)도 함께 묶였다. ‘우승후보’ 독일이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콜롬비아와 한 자리를 놓고 맞붙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첫 경기가 16강의 분수령인 셈이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6월 파나마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1승1무를 거뒀다. 호주서 열린 중국과 평가전에서는 2-2로 비겼다. 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지만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특히 강한 피지컬을 앞세운 저돌적인 플레이가 특징이다. 투박함을 넘어선 ‘거친 플레이’를 경계해야 한다. 콜롬비아는 지난 15일 호주에서 진행된 아일랜드와 비공개 평가전에서 격렬한 몸싸움으로 킥오프 20분 만에 경기가 중단됐다. 아일랜드 축구협회는 “추가 부상을 우려해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벨 감독 역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는) 아주 강한 팀이고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며 “기술이 좋은 팀이다. 전술적으로도 유연하고 체격도 좋다”고 경계했다.

경계 대상은 2005년생 린다 카세이도(레알 마드리드)다. 14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2골을 넣으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벨 감독 역시 “여러 사람이 기대할 재능 있는 선수”라고 했다.

한국은 콜롬비아를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상대한다. 월드컵 직전 ‘가상의 콜롬비아’ 중남미 국가의 아이티(2-1 승)를 상대한 적이 있다. 한국은 당시 남미 특유의 체격과 속도를 바탕으로 한 아이티에 끌려가며 고전했다.

피지컬에서는 밀렸지만, 벨 감독이 지난 4년 내내 강조한 ‘고강도 훈련’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났다. 활동량이 눈에 띄게 떨어진 아이티와 달리, 벨호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였다. 역전승을 할 수 있던 이유다.

대표팀 분위기는 최상이다. 지난 10일 결전지인 호주로 향한 대표팀은 자신감이 한껏 올라있다. 지난 4년 동안 벨 감독이 꾸준하게 언급해온 체력과 그간 해외 팀들과 겨뤄오면서 생긴 위닝 멘탈리티 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벨호는 ‘황금세대’ 지소연(수원FC)와 조소현(토트넘), 김혜리(인천현대제철) 등의 베테랑과 강채림(현대제철), 추효주(수원FC), 이금민(브라이턴) 등과의 ‘신구조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수시로 바뀌는 경기 양상과 상황에 따른 ‘변칙 전술’ 역시 벨 감독이 내세울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지소연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상대가 우리를 많이 괴롭힐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 ‘당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면서도 “우리도 물러설 곳이 없다. 거칠게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