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BK가 했던 후회 ‘리틀 타이거’ 김주형은 되풀이하지 않아야[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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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더 확실하게 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병현(44)은 2003년 4월15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부러진 배트에 발목을 맞았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강한 회전을 기반으로 하는 골프에서는 관절 특히 발목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겠지만, 발목을 100% 회복한 뒤 다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더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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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치료를 더 확실하게 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병현(44)은 2003년 4월15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부러진 배트에 발목을 맞았다. 맞은 뒤에도 투구를 이어간 그는 팀 사정 탓에 이후에도 선발등판을 이어갔다. 결국 4월30일 플로리다전에서 발목통증을 호소했고, 5월5일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애리조나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김병현은 발목부상 이후 MLB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훗날 그는 “발목을 다쳤을 때 확실하게 치료하지 않았던 게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생활에는 문제없지만, 투구는 몸을 비틀어 힘을 쓰는 동작이 많아 밸런스에 미세하게 영향을 끼쳤다. 젊은 혈기로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한 게 미련한 선택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돌아봤다.
새삼 20년 전 얘기를 꺼내 든 것은 ‘리틀 타이거’ 김주형(21·나이키)과 오버랩된 탓이다. 김주형은 지난 24일 잉글랜드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151회 디 오픈에서 준우승했다. 한국인 최초 기록이자 양용은(2009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우승), 임성재(2020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준우승) 이후 세 번째 쾌거이자 디 오픈에 출전한 한국인 최고 성적이다. 디오픈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준우승자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김주형의 쾌거는 발목 통증을 이겨내고 따낸 것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그는 “플레이가 잘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통증을 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며 “샷 하는 순간에는 발목을 생각하지 않았다. 최종라운드는 사흘 중 가장 좋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1라운드를 마친 뒤 숙소 풀밭 진흙에서 미끄러져 오른 발목을 접질렸다. 인대가 늘어나 부기와 멍이 육안으로 보일 만큼 심했다. 통증이 극심했을 텐데 테이핑을 한 채 남은 라운드를 완주했다. 라운드가 끝나면 탈착식 깁스로 상태 악화 방지에 열을 올렸다. 걸을 땐 절뚝였고, 스태프 등에 업혀 이동하기도 했다.
김주형은 “지난해 기대를 많이 받아 항상 그렇게 경기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로 성적 압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공개했다. 주위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는 건 프로선수의 숙명인데, 때때로 지나친 책임감이 스스로 몸을 혹사시키는 경우가 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강한 회전을 기반으로 하는 골프에서는 관절 특히 발목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몸을 회전할 때 버티는 왼발이 아니어서 다행일 정도로 예민한 부위다. 눈앞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오래 꾸준히 활약하는 게 선수에게는 더 높은 가치다.
그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골프장이 너무 많다. 경험치를 쌓는 과정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더 나은 경기를 위해 더 많이 경험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입성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터라 베테랑들에 비해 미숙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골프는 인내와 싸움이어서 조급함보다는 건강이 훨씬 중요하다.
김주형은 “큰 대회에서 경쟁하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디오픈에서) 결실을 봐서 좋다”고 말했다.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겠지만, 발목을 100% 회복한 뒤 다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더 필요한 일이다. zzang@sports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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