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 밀입국 막는 '수중장벽' 논란…누구 말이 맞나

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2023. 7. 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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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로부터의 밀입국자를 막기 위해 텍사스 주지사가 '수중 장벽'을 설치하자 연방정부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리오그란데강에 '물에 뜨는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실제 남부 국경도시 이글패스의 강변에 300미터 길이의 '수중 장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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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국경 리오그란데강에 설치된 수중 장벽. 연합뉴스


멕시코로부터의 밀입국자를 막기 위해 텍사스 주지사가 '수중 장벽'을 설치하자 연방정부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텍사스주는 리오그란데강을 사이에 두고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텍사스주는 이 강을 통해 외국인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를 막을 대책을 강구해 왔다. 그래서 나온 것이 '수중 장벽'이다.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리오그란데강에 '물에 뜨는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실제 남부 국경도시 이글패스의 강변에 300미터 길이의 '수중 장벽'을 만들었다. 

'수중 장벽'도 문제지만 일부 구간에는 날카로운 철조망의 일종인 '레이저 와이어'까지 설치됐다. '레이저 와이어'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금속이 박혀 있어 살짝 스치기만 해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연방정부가 '수중 장벽'을 철거하라고 하는 주장의 근거는 미국 헌법과 연방법이 텍사스주에 이민법을 집행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중 장벽'은 항해와 공공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인도주의적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미국의 외교 정책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텍사스에서 카누·카약 대여와 강습을 하는 회사 EPI(Epi's Canoe & Kayak Team)는 "이것은 우리에게 즉각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칠 것"이라며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수중 장벽'은 이민자나 멕시코계 미국인이 위험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혐오 정책'에 해당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전혀 다른 주장을 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법을 충실히 집행해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백악관을 직접 겨냥했다.

한편, 리오그란데강을 통해 미국에 밀입국하려다 목숨을 잃는 사례는 계속 이어져왔다.

지난해에는 폭우로 불어난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던 9명이 한꺼번에 물에 빠져 숨졌고, 텍사스주 방위군이 강을 건너려던 한 여성을 구하려다 강물에 빠져 목숨을 잃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2019년에는 엘살바도르 출신 남성과 그의 23개월 된 딸이 리오그란데강 둑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 사진을 보면 딸은 팔로 아빠의 목을 감고 있었다.

이는 2015년 지중해에서 떠내려와 터키 남서부 해변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출신 세 살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을 떠올리게 해 사람들은 '리오그란데강의 비극'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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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steelc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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