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이 인내하고 있는 이유···전반기 소외된 LG 마운드 투톱, 1위 싸움의 승부처를 준비한다
LG 선발 김윤식(23)과 이민호(21)는 8월의 시작도 함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선두싸움이 가장 거셀 것으로 LG가 예상하고 있는 그 시점에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LG는 외국인 투수 둘과 김윤식, 이민호, 신예 강효종으로 5선발을 채워 시즌을 시작했다. 김윤식과 이민호는 LG가 계산한 올시즌 국내 선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김윤식은 11경기에서 49.1이닝, 이민호는 5경기에서 19.2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강효종도 5경기 만에 2군으로 이동해 선발에서 물러나 국내 선발진은 아무도 계산한대로 던지지 못했다.
특히 부상과 부진을 겪은 김윤식과 이민호의 동반 이탈은 마무리 고우석의 부상과 함께 LG가 맞이한 가장 큰 변수였다. 국내 선발이 여유롭지 않은 마운드에서 LG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기 때문이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둘을 선발로 내세우면서도 ‘비상책’을 준비했던 LG는 임찬규부터 이정용까지, 대기시켰던 대체 선발 투수들을 줄줄이 기용하면서 전반기를 버텼다. 선발의 약점을 초반 대폭발했던 공격력과 박명근, 유영찬 등 불펜에 등장한 새 얼굴들의 활약으로 메울 수 있었다.
LG는 1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2위 SSG에 1패를 당하며 후반기를 출발했다. 1위를 사수하기 위해 멀고 험한 여정이 남아 있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줄곧 8월 이후를 승부처로 준비해오고 있다. 8월 이후 마운드를 보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결국 순위 싸움은 항상 막바지에 더 치열해지고 변수가 생기기도 하는데, LG는 그 시점에 김윤식과 이민호를 복귀시킬 계획이다.
김윤식은 8월 중순, 이민호는 8월말로 복귀 시점을 예상하고 있다. 둘의 복귀는 LG의 올시즌 우승 도전에 있어 정점을 찍어야 할 카드다. 돌아와서 다시 부진하거나 부상 당하면 이후는 암담하다. 돌아올 때는 완전한 모습이어야만 한다. 이에 복귀 시기를 매우 신중하게 잡고 있다.
김윤식은 전반기 마지막에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시작했지만 이후 비가 잦아 실전을 더 하지 못하자 8월초로 준비했던 복귀를 조금 더 미루는 상황이다. 개막하자마자 팔꿈치 부상이 생겨 이탈했다가 돌아온 뒤 부진으로 다시 제외된 이민호는 더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해 복귀 시기에 여유를 두고 있다.
김윤식과 이민호는 올시즌 LG가 기대한 국내 선발의 ‘투톱’이었다. 그러나 전혀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전반기 LG의 1위 싸움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LG는 선발은 물론 불펜에서도 ‘대안’으로 준비한 투수들의 활약으로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에 소외됐던 이 둘이 후반기를 마무리해야 할 차례다. 염경엽 감독이 “후반기 열쇠”라고 지목하며 인내하고 있는 이유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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