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AI 석학 앤드류 응 교수, "인공지능 업계에 영원한 봄 왔다"
“특정 산업군이 갑자기 주목을 받으면 과잉 반응이 이어진 뒤 겨울이 온다. 하지만 어떤 산업은 겨울을 겪다가 봄이 오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경제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더 많은 기업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근본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 나는 AI 업계에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영원한 봄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허성욱)이 함께 준비한 ‘AI Talk with Andrew ng’ 대담회에서 앤드류 응 교수는 AI 업계에 영원한 봄이 왔다고 말했다. 앤드류 응 교수는 기계학습 및 AI(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분야의 컴퓨터 과학자로, 심화 학습(딥러닝)에서 GPU 도입을 적극 추친한 인물 중 한 명이다. 2011년 구글 브레인을 설립하고 구글의 분산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대규모 인공 신경망을 개발하는 딥 러닝 프로젝트를 감독했으며, 2014년 바이두 수석과학자로 합류해 얼굴 인식과 건강관리를 위한 AI 및 AI 플랫폼을 개발했다.
현재 앤드류 응 교수는 회원 수 1억 1800만 명 규모의 온라인 공개 수업 플랫폼 코세라(Coursera)를 창립하고 이끌고 있으며, 스탠퍼드 대학 컴퓨터과학 및 전기공학과 겸임교수를 지내고 있다. 또한 1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AI 펀드의 핵심 투자자 중 한명이다. 전 세계 AI 4대 석학이자 산업, 투자의 중심에 있는 앤드류 응 교수가 바라보는 AI 세계의 미래는 어떨까?
AI는 범용 기술, 기술과 도구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앤드류 응 교수는 AI를 전 인류를 바꿔놓았던 ‘전기’에 빗대며, 가치 자체를 주목하기보다는 활용도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에서 개발에 500만 달러가 투입된 AI을 활용한다면, 운영 주체 입장에서는 500만 달러에 대한 가치 창출만 신경 쓴다. 하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 AI은 기술적 개념일 뿐이며, AI 자체가 500만 달러의 가치인 게 아니다. 이를 가치로 환산하는 것은 AI을 활용하는 현장의 일인 것이다. 우리가 전기를 사용하면서 투입 및 산출을 금전적으로 따지지 않는 것처럼, AI 역시 금전적 가치가 아닌 활용하는 것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생성형 AI가 AI의 발전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 교수는 “딥러닝 분야에서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이 시작된 지 약 10년에서 15년 정도 지났고, 기업들은 더 많은 서비스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아직 시작하는 단계지만, 텍스트 혁신을 이끈 다음 컴퓨터 시각화 AI이 혁신을 이어갈 것이다. 이 단계를 위해서는 생성형 AI로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생성형 AI의 프롬프팅이 발전의 열쇠라고 말한다.
프롬프팅은 생성형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명령하는 과정이다. 응 교수는 “원래 상용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3개월 간 훈련을 거치고, 6~12개월에 걸쳐 클라우드를 통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6~12개월 걸리는 과정이 생성형 AI로 프롬프팅 할 수 있게 되면서 AI 개발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라면서, “기술 개발은 이제 프롬프트를 활용하고, 데이터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데이터 중심의 AI(Data-centric AI)가 과제”라고 강조했다.
셀렉트스타 김세엽 대표, “데이터 중심의 AI가 성능 좌우”
데이터 중심의 AI에 대해서는 셀렉트스타 김세엽 대표가 ‘AI 데이터 플라이휠’의 개념으로 보완 설명을 했다. 셀렉트스타는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캐시미션’을 바탕으로 AI 개발 및 학습에 필요한 컴퓨터 비전 및 영상 처리 데이터, 인간 인지 능력 수집, 정교한 자연어 처리 등의 데이터를 수집, 가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오늘날 AI는 모델 학습, 방법, 매개변수 등 모델 중심의 AI 형태다. 다만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게 되면서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고 보충해 나가면서 데이터 중심의 AI가 더욱 중요해졌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셀렉트스타는 AI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개선되고 선순환하는 ‘AI 데이터 플라이휠’ 개념을 제시한다. 데이터셋을 기획하고, 큐레이션 한 다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한 다음, AI으로 학습해 데이터셋을 분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데이터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전반적인 학습 효과와 효율성을 끌어올린다. 앤드류 응 교수가 주창하고 있는 ‘데이터 중심의 AI’는 셀렉트스타의 데이터 AI 플라이휠과 같은 형태로 업계에서 실현되고 있고, 앞으로 공통된 모델을 쓰는 개발 작업이 많아질수록 더욱 그 중요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인공 일반 지능에 우려할 필요 없다, “30년에서 50년 이상 걸릴 것”
앤드류 응 교수는 AI의 발전에 대한 위협이 과장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 AI 발전이 저해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응 교수는 “인공 일반지능이 도래하는 시점은 빨라도 30년, 혹은 5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특히 AI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진다거나 인류가 멸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이미 인류는 더 위험하고 복잡한 정부 체계와 사회 구성도 잘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AI는 점진적으로 똑똑해지므로 안전망을 구축할 시간적 여유도 있다”라고 말했다.
인공 일반지능의 등장이 반 세기 이상 남았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AI가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은 인간과 다르다. 인간의 지능이면 두세 시간 안에 차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다. 하지만 AI는 디지털로 지식을 습득하므로 추가적인 혁신 기술이 더 필요하다. 그 혁신 기술이 등장하는 시점은 알 수 없으며, 등장해야만 인공 일반지능이 상용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I를 개발하면서 수반되는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성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업계에 영원한 봄은 왔지만, 사회적 합의 필요해
앤드류 응 교수는 2017년부터 가치 있는 AI 기술과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1억 7600만 달러 규모의 ‘AI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AI는 정확성과 보편성, 편향성 등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AI 개발은 사회적 영향과 책임성이 필요한 작업이며, AI 펀드 역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금전적이 아닌 윤리적인 문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람들의 삶이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AI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개발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사회 경제적 문제는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앤드류 응 교수는 AI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진로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응 교수는 “10여 년 전 처음 딥러닝이라는 기술이 화제가 됐을 때,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그 분야로 진출했다. 당시에는 생소한 기술이었지만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의 성과는 먼저 시장에 진출하고 연구한 덕분”이라면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도 마찬가지다. LLM은 AI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 이제 시작하는 기술인 만큼 주시하고 학습하며, 커리어를 발전시켜야 한다. 기술의 변곡점에서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AI를 통해 한국과 전 세계를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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