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1인다역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번 대본 리딩, 그런 노력으로 감독의 믿음 얻어" [인터뷰M]

김경희 2023. 7. 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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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공식 작전'에 출연한 하정우를 만났다. 하정우는 흙 수저 출신 외교관으로 20개월 전 실종된 외교관의 생존 신호가 담긴 전화를 받은 뒤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란 조건을 걸고 비공식 작전에 자원해 홀로 내전 중인 레바논으로 향한 '이민준'을 연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번 작품에서 하정우는 '터널'을 함께 했던 김성훈 감독과 '신과 함께'를 함께 한 주지훈 배우와 다시 호흡을 맞추며 믿고 보는 조합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한번 호흡을 맞췄던 배우와의 연기가 혹시나 식상한 느낌을 주지 않을지 걱정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영화 '1987'을 찍을 때에도 김윤석과의 호흡에 혹시나 '추격자'의 기시감이 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이번에도 '신과 함께' 시리즈가 워낙 강렬했던 영화였고, 주지훈과 예능 프로그램 '두발로 티켓팅'에도 함께 출연했기에 기시감이 들 거라는 생각은 감독님도 저희와 같이 했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 때문에 피할 수은 없었다. 기시감을 이겨낼 게 뭔지, 단점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며 오히려 케미를 강조하려는 고민을 통해 영화가 더 나아 보이게 할 방법을 김성훈 감독이 찾아내려 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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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과 함께 하는 장면에 대해 하정우는 "모든 장면이 시나리오에 있던 활자보다 머뭇거림이 없었고, 그만큼 온도와 맛이 배가 될 수 있었다"라는 말로 좋았다는 표현을 했다. "리허설을 해 보면 몸과 마음을 던져 연기한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어떤 배우들은 연기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경계심이 사라지는가 하면 어떤 배우들은 '내가 밟히면 안 되는데'라고 되려 경계를 하게 되기도 한다. 주지훈은 전자였다. 리허설에 들어가면 모든 게 물 흐르듯 이뤄지는 게 느껴졌다. 그게 아마도 사석에서 충분히 케미의 빌드업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라며 평소의 친분에 더해 감독과 셋이 모로코에서 몇 달을 같이 살다시피하며 작품 이야기만 나눈 시간이 있었기에 유난히 더 케미가 잘 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야기했다.

영화 '터널'을 함께 했던 김성훈 감독에 대해서 하정우는 "시나리오가 상업적이지 않았지만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터널'때도 상업 영화로의 미덕이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만들어 내셨다. 엄청 집요하고 노력하는 분이어서 이번에도 분명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라며 전작을 겪으며 생긴 신뢰 때문에 이번 작품도 흔쾌히 출연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체 없는 신뢰가 이유의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감독의 독단적인 시선으로 이끌어가지 않는다. 준비 기간 동안 많은 검증을 하시고 그중에 확실한 것만 가지고 현장의 배우들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작업하시는 분이라 저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라며 김성훈 감독이 얼마나 철저한 검증을 거치며 준비하는지를 전했다.

김성훈 감독도 앞선 인터뷰에서 하정우에 대해 "이번 작품이 나의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했을 때, 그럼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를 생각하니 하정우였다."라고 할 정도로 하정우에 대한 대단한 신뢰를 보인 바 있다. 도대체 하정우가 어떻게 하길래 한 감독의 마지막 작품을 장식한 배우가 되는 걸까? 그는 "저도 열심히 한다. 감독님과 리딩을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1인 다 역으로 소리 내서 대본을 여러 번 읽는다. 씬바이 신을 하면서 끈질기게 질문을 하고 질문도 많이 준비해와서 시나리오 분석을 한다. 작품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우와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아하시는 게 아닐까 싶다"라며 자신이 작품을 준비할 때 어떻게 하는지를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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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서의 촬영이 길었기에 어떤 준비를 했었냐는 질문에 "제작진이 준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카 체이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프리 비주얼을 확인하는 정도. 그 외에는 현장에 간장을 싸 가거나, 돼지고기를 못 먹으니 스팸을 싸가야겠다는 정도의 준비를 했다."라며 너스레를 떠는 하정우였기에 그가 작품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시나리오가 너덜너덜 해 질 정도로 분석하는 인물인지는 미처 몰랐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자랑이나 좀 더 진중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집을 떠나 모로코에서 감독, 주지훈과 셋이 생활하다 보니 현장과 집의 경계가 없어지더라. 김성훈 감독이 좌욕을 좋아하는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주지훈은 김치 시즈닝도 챙겨 다닐 만큼 양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라며 소소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우는 소재로 금세 말을 돌리는 하정우였다.

올여름 한국 영화들이 대전에 하정우와 인연이 있는 감독들이 줄줄이 개봉하며 라이벌 구도를 가지게 되었다. '신과 함께'를 했던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비공식 작전'과 같은 날 개봉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하정우는 "어제 무대인사를 하면서 주지훈과 '더 문'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같은 날 개봉을 안 했다면 분명 서로 응원해 주며 훈훈한 상황이었을 텐데 상황이 이래서 아쉽기는 하다. '밀수'의 류승완 감독과도 톡을 주고받았다. 이번 여름 시장이 중요하다며 다 같이 응원하고 파이팅 하자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라며 어떤 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게 되건 올여름 극장가가 한국 영화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기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 '비공식작전'은 8월 2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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