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부상 악재’ 요키시→원종현→러셀→이정후 마저...키움, 첫 우승의 꿈도 사라지나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창단 첫 우승 도전이 잇따른 부상 악재로 인해 위기에 빠졌다. 이정후(25)의 부상이 뼈아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무른 키움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천명했다.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차지한 이정후가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키움은 오프시즌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사실상 구단 첫 외부 FA 영입인 원종현(4년 25억원)을 비롯해 이형종(퓨처스FA 4년 20억원), 임창민 등을 데려오며 전력 보강에 힘썼다. 또한 장수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새로운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신규 외국인선수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투자에 영입했다. 외국인타자는 2020년 키움에서 뛴 경험이 있는 에디슨 러셀과 재회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출발부터 부상 악령이 키움을 떠돌기 시작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송성문이 수비 실책 이후 분을 참지 못하고 의자를 내려쳤다가 중수골 골절 부상을 당했고 전병우와 원종현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해 KBO리그 최장수 외국인투수였던 요키시도 부상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올 시즌 12경기(65⅔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4.39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고 결국 부상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돌아온 외국인타자 러셀은 59경기 타율 2할8푼6리(220타수 63안타) 4홈런 42타점 OPS .739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손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좀처럼 돌아오지 못하다가 결국 교체가 결정됐다.
키움이 야심차게 영입한 원종현도 부상으로 고전하며 20경기(18⅔이닝) 1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이밖에 이용규도 부상으로 전반기 대부분을 결장했고 전병우, 임병욱 등도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태다.
부상과 사투를 벌이며 리그 하위권에 머무른 키움은 6월 반등을 통해 리그 5위까지 올라갔지만 최근 8연패를 당하며 리그 9위로 추락했다. 후반기 첫 3연전에서는 롯데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위닝 시리즈를 챙긴 키움은 40승 2무 47패로 리그 8위에 올라있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 롯데와는 2.5게임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승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지난 22일 롯데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결국 수술을 받아야한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키움은 지난 24일 “이정후가 MRI, 엑스레이 촬영 등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정후는 추가 검진 후 수술 일정을 잡을 계획이며 수술 후 재활 기간은 약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발표했다. 예상대로 부상 회복에 3개월이 소요된다면 오는 9월로 예정된 아시안게임 출전은 물론 남은 시즌 내 복귀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는 4월 부진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85경기 타율 3할1푼9리(329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3을 기록중이다. 공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이정후의 이탈은 키움에는 치명적인 악재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기에 이정후의 부상이 더욱 안타깝다.
이정후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KBO리그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키움은 어떻게든 이정후의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이 데뷔 첫 2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위안이다.
생각지도 못한 부상으로 이정후를 잃게 된 키움이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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