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엔진으로 붙는 HD현대·한화… 저가 경쟁 우려도

박정엽 기자 2023. 7.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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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대만 해운사에서 수주한 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선대가 한국 선박용 엔진 업계의 차세대 엔진 수주전에 불을 붙였다.

25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메탄올 추진 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 16척은 약 10개월 전에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물량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선가가 기대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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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엔진 양강’ 현대重엔진·HSD엔진
삼성重서 짓는 에버그린社 16척 경쟁

삼성중공업이 대만 해운사에서 수주한 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선대가 한국 선박용 엔진 업계의 차세대 엔진 수주전에 불을 붙였다. 치열해진 만큼 저가 경쟁 가능성도 거론된다. 엔진 업계를 양분하는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이 경쟁하는 이번 수주전은 4000억~6000억원 규모다.

25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메탄올 추진 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 16척은 약 10개월 전에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물량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선가가 기대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16척을 척당 1억9400만달러, 총 31억 달러(약 3조9593억원)에 수주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초 HD현대중공업에 발주한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은 척당 1억8900만달러였다.

HD현대중공업이 생산한 ‘메탄올 이중연료(Dual-Fuel)’ 엔진.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추진선인 머스크(Maersk)의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 HD현대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같은 설계가 적용되는 배 16척을 반복해서 건조하면 설계·구매·생산 과정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해 충분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 수주 물량(2027년 말 납기)은 HD현대중공업 수주 물량(2025년 말 납기)보다 납기가 길고 계약 규모가 커, 원자재가·인건비 변동의 불확실성이 크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이 선박 기자재 구매 과정에서 비용을 줄여 불확실성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엔진회사들을 향한 가격인하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선박 추진용 2행정 저속엔진은 통상 선가의 10~15%를 차지한다. 전체 선가가 4조원에 육박하므로, 엔진 계약 규모만 4000억~6000억원 규모다. 메탄올·디젤 이중연료 엔진(메탄올 엔진)은 양산 초기 단계라 엔진회사보다 조선사(선주)의 영향력이 크다.

현재 대형 컨테이너선 추진용 메탄올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이 뒤를 추격하는 회사가 HSD엔진이다. HSD엔진은 이르면 이달 중 한화임팩트를 새 최대주주로 맞는다. HSD엔진은 최근 메탄올 엔진 설비 투자를 결정하고, 양산 준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HSD엔진은 메탄올 엔진 양산 기술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생산시설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물량을 꼭 확보해야 한다. 저가 수주라도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도 경쟁사인 HSD엔진의 메탄올 시장 진출에 긴장하고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HD한국조선해양 산하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발주 물량을 이미 40척 이상 확보한 상태라 무리하게 가격을 낮춰서 입찰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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