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학생보다는...” 美명문대, 점수 같으면 부잣집 자녀 뽑았다

하버드 대학./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명문대학 재학생 6명중 1명이 부유층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명문대 입시에서 부유층 가정 수험생이 평범한 가정 출신보다 우대를 받는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지 체티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팀이 미국 명문대 입시 결과를 추적한 결과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ACT 점수가 동일할 경우에도 경제력 상위 1% 가정의 수험생은 다른 수험생들보다 합격 가능성이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0.1%의 초부유층 가정 출신 수험생의 명문대 합격 가능성은 평범한 가정 출신 수험생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아이비리그 소속 다트머스대의 경우 0.1% 가정 출신 수험생 합격 가능성은 5배나 높았다.

이는 부유층 가정 자녀의 명문대 진학이 유리한 이유가 이들이 교육환경 영향으로 SAT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특히 아이비리그 8개교와 스탠퍼드, 듀크,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시카고대 등 12개 대학 학생 6명 중 1명은 상위 1% 가정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티 교수팀은 이 같은 현상의 요인으로 동문 가족이나 고액 기부자에게 혜택을 주는 레거시 입학을 지목했다. 또 공립학교 출신 수험생보다 사립학교 출신에 가점을 주는 제도와 펜싱 등 일부 특수 스포츠 종목 특기생의 입학도 부유층 자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정책들이 연간 6만1000달러(약 7억8000만원) 이상을 버는 상위 1% 가정의 자녀들의 명문대 합격을 높였다는 게 채티 교수팀의 분석이다.

체티 교수팀은 명문대 입시 과정에서 학력이나 수상 경력, 자기소개서 등 규정된 조건 외에 수험생 가정의 경제력이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생 부모의 소득세를 분석했다. 또 2001년부터 2015년까지 SAT와 ACT 등 대입 자격시험 점수도 분석했다.

경제학자 자격으로 연구를 검토한 수잔 다이나스키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아이비리그에 저소득층 자녀가 없는 이유가 아이비리그에서 그들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대학이 인생 성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의 수입이 월등하게 높진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아이비리그 출신의 학생이 상위 1% 부유층에 들어갈 확률은 19%로, 아이비리그 외 대학 출신 학생(12%)보다 높았다.

수입 외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더 두드러졌다. 아이비리그 출신 학생이 명문 대학원에 진학할 확률은 비 아이비리그 출근 학생보다 거의 2배에 달했고, 국영 언론 기관이나 연구 병원 등 권위 있는 회사에서 일할 확률은 약 3배 수준이었다.

다이아나스키 교수는 “이는 명문대 영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며 “정치, 경제, 학계 등 각계 엘리트는 대부분 이 대학 출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