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농심(農心)’과 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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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다 보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옛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농사를 지었을까" 하는 것이다.
한 해 농사는 해빙과 동시에 겨우내 뭉친 흙덩이를 부숴 땅을 고르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중남부 곡창지대의 막대한 농경지가 침수·매몰 피해를 입었으니, 앞으로 농산물 값이 오르고, 가계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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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다 보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옛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농사를 지었을까” 하는 것이다. 한 해 농사는 해빙과 동시에 겨우내 뭉친 흙덩이를 부숴 땅을 고르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거름을 뿌리고, 논·밭을 갈고, 이랑과 고랑을 만들고, 파종하거나 모종을 심는 것이 그다음이다. 이어 물을 대고, 순치기와 적과 등을 하면서 작물을 키우고, 김매기와 추비를 하는 등의 고된 노동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요즘 같은 장마철은 잡초와의 전쟁이다. 농사를 경험한 사람들은 장마철 잡초의 생육 속도에 진저리를 친다. 부직포를 덮어도 빈틈을 귀신같이 찾아 나오고, 종국에는 밭을 뒤덮어 버리는 것이 잡초다. “뽑거나 베는 속도보다 잡초가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느낄 정도이다.
그 가운데서도 농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병해충과 풍수해이다. 일일이 이름도 거명키 어려운 수많은 병해충이 작물을 위협한다. 병해충이 덮치면 1년 농사가 시쳇말로 절단이 나고 마니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병해충의 경우는 요즘 좋은 농약이나 유기농법으로 개인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하겠으나, 가뭄이나 집중호우는 인프라나 시스템으로 대비해야 하니 국가나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 농민은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장마가 유난을 떠는가 싶더니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중남부권을 덮친 ‘극한호우’에 강물이 넘치고, 산이 무너지는 재난이 속출, 사망·실종 50여명에 농경지 3만5000여㏊가 침수되는 등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허술하게 쌓은 강둑이 터져 선량한 시민들이 지하차도에서 목숨을 잃고, 산사태로 주택·농경지가 매몰됐다. 수많은 사망자와 이재민들의 애끓는 사연이 가슴을 치고, 출하를 앞둔 수박밭에서 울먹이는 농민의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중남부 곡창지대의 막대한 농경지가 침수·매몰 피해를 입었으니, 앞으로 농산물 값이 오르고, 가계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예로부터 민심은 농사의 풍흉에서 결정되었기에 치수는 민생 안정의 으뜸 방책이었다. 한자 다스릴 ‘치(治)’가 물수(水)변인 이유를 위정자들이 되새기면서 복구 및 민생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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