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사업 '미흡 10%' 매기라던 과기정통부 "우린 미흡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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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평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대 30% 우수, 미흡 10%' 지침을 내리고도 정작 자신들의 사업에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계 내부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스스로 평가 지침을 어기면서 R&D 사업 평가를 연내 전면 개편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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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평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대 30% 우수, 미흡 10%' 지침을 내리고도 정작 자신들의 사업에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 지침을 내리는 과기정통부가 자신에게 관대한 상황에서 연내 전면 개편을 선언한 R&D 평가제도가 제대로 구성되겠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25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최근 공개한 '2023년도 상반기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번 중간평가 대상 사업 48개 자체평가 과정에서 31%인 15개에 '우수'를 매겼고, 미흡은 하나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평가는 통상 3년 평가 주기가 도래한 R&D 사업에 대해 소관 부처가 중간 추진 과정과 성과 등을 자체 평가해 우수·보통·미흡 등급을 매긴다. 이후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평가 적절성을 심사하는 상위 평가를 진행한다.
올해 혁신본부는 평가 방향을 마련할 때 자체평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평가 등급 비중을 지침에 따라 설정하라는 강력 권고를 전 부처에 내렸지만, 과기정통부는 이를 듣지 않은 셈이다.
소관 연구개발 사업이 10개를 넘긴 부처 중 사업에 미흡 판정을 내리지 않은 부처는 과기정통부가 유일했다.
혁신본부가 적절성을 점검하고 부처가 다시 사업 등급을 재판정하는 상위 점검 과정에서도 과기정통부는 우수와 미흡 비율을 조정하지 않았다.
최초 평가에서 부적절 판정을 받은 97개 사업은 우수 사업 개수가 31개에서 25개로 줄어드는 등 조정이 이뤄졌지만, 과기정통부는 우수 12개, 보통 28개를 유지했다.
오히려 보통 등급을 매겼던 사업을 재판정하는 과정에서 우수로 올렸다가 등급을 제대로 매기지 않았다는 '부적절' 판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부적절 사업 검토 의견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의 '실험실창업지원사업'은 보통에서 우수로 재평가됐으나, 실제로는 성과평가에서 요청한 재평가를 반영하지 않고 등급과 가중치도 임의로 부여했다고 결론이 나 부적절 판정을 받았다.
소형원자로(SMART) 혁신기술개발사업도 객관적 근거 없이 국내 최고 이상 수준 기술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나 부적절 판정을 받았다.
과학계 내부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스스로 평가 지침을 어기면서 R&D 사업 평가를 연내 전면 개편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6일 설명자료에서 "절차·위원·항목 등 평가제도 전반에 수년간 누적된 그동안의 문제점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 연내 전면 개편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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