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너냐?”…국내 난방시장 전통의 라이벌, 냉방서도 붙는다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3. 7. 25. 0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동나비엔·귀뚜라미
에어컨 틈새시장서 경쟁
경동, 냉방 제습 결합한
하이브리드 에어컨 곧 출시
북미시장 진출에도 속도
귀뚜라미, 창문형에어컨
본격 무더위에 잘나가
에어컨 [사진 = 픽사베이]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국내 난방 시장 양대 산맥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냉방 시장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보일러 시장 성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다 지구 온난화 심화로 매해 여름철이 더 뜨거워지고 있어 두 회사 모두 냉방 시장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제2의 사업모델로 냉방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냉방과 제습이 가능한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를 첫 공개하며 냉방 시장 진출을 알렸고, 연내 ‘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겨냥해 북미 지역서 관련 시스템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는 전력발전 과정에서 버려지던 배열을 활용해 냉방뿐만 아니라 제습과 청정 환기까지 구현한다. 여름철 지역난방 등에서 전기 생산 후 버려지던 열을 재활용하므로 환경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를 이용하는 시스템 에어컨과 구동 방식이 달라, 인증 제도나 효율 측정 등에 있어 새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국가 에너지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장점을 알리고 실증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제도적 기반 및 소비자 인식부터 확보해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앞서 2006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에어컨 시장에 진출했으나, 지금은 단순 에어컨에서 벗어나 공기청정 기능까지 담은 냉난방기로 방향을 틀었다. 에어컨을 넘어 냉난방공조 시장을 겨낭한 것인데, HVAC는 냉난방과 환기, 공조 설비를 하나로 합친 개념을 의미한다. 그동안 개별 기기로 관리해왔던 보일러, 에어컨 등 냉난방 기능을 통합한 솔루션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연내 최신형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히트펌프’를 북미에 출시하고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와 연계해 냉난방 솔루션을 패키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경동나비엔은 이를 위해 평택 서탄공장을 증축,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생산규모를 기존 200만대에서 2026년 연간 439만대 수준으로 2배 이상 늘리고, 냉방 관련 신규 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해 10만평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이 냉방과 제습 등을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에 방점을 찍는다면 귀뚜라미는 올해 창문형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가정용 에어콘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귀뚜라미는 사업 초기 산업용·상업용 에어컨 중심이었던 데서 2020년 창문형에어콘을 출시해 가정용 제품으로 범위를 넓혔다. 지난 2003년말 센추리 아산공장, 2006년 범양냉방공업(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와 대우일렉트로닉스 에어컨사업부 등을 인수하며 냉방사업을 강화해온 데 따른 행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올해 4월 성능을 대폭 향상한 신제품 창문형 에어콘을 출시했다”며 “기존 제품보다 냉방성능과 효율, 편의기능, 디자인까지 강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귀뚜라미 창문형에어콘은 2020년 첫 출시 한 달만에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신제품의 경우 자가 증발 시스템을 적용해 에어컨 사용 과정에서 쌓인 응축수가 분무 형태로 실외 배출되는데, 냉방 종료 후 5분간 내부를 자동 건조하기 때문에 곰팡이와 세균 증식이 억제된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냉방과 난방을 아우르는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서 우수한 제품군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런 사업 전략이 기존 에어콘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LG 등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제각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