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대란, 4년 만에 끝 보인다"…의정부 아파트에 무슨 일? [현장+]
설계 변경해 2.3m →2.7m 높였는데…이번엔 경사로 공사까지
GS건설 "시공 비용 전액 부담, 다른 단지 아직 계획 없어"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신축 아파트에서 불거진 '택배 대란'이 4년 만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하 주차장 출입구 '램프(Ramp)' 확장 공사를 진행하게 돼서다. 이 단지는 입주 전부터 지하 주차장 높이가 낮아 입주민과 택배회사와의 갈등을 겪어왔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2473가구) 관리사무소는 1단지 지하 주차장 확장 공사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2.7m의 층고를 확장 하게 되면, 택배 차량의 출입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관리사무소는 공문을 통해 "택배 차량이 출입하는 진입로의 높이가 낮아 일부 택배 차량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며 "진입로의 높이를 늘리는 확장공사(바닥·천장)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사 기간 동안 택배 배송과 입주민의 출입이 제한돼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며 입주민의 양해를 구했다. 2단지 지하 주차장 공사는 이미 지난달 시작됐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정확한 완료 시기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센트럴자이는 GS건설(대표 주간사), 두산건설, 롯데건설이 시공했다. 지하 주차장 확장 공사는 GS건설에서 진행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 출입구 높이는 현 규정인 2.7m로 시공됐으나 진·출입로 경사로 인해 일부 탑차의 뒷부분이 걸려 진입이 불가하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진입로 층고를 높이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시공사 측이 부담할 예정"이라며 "현재 지하주차장 재시공이 계획된 단지는 센트럴자이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지는 지난해 7월 준공돼 입주가 시작된 단지다. 하지만 주차장의 층고문제를 두고 '택배대란'을 우려했던 시기는 201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상에 차량이 다니지 않는 '안전한 공원형 아파트'가 콘셉트로 지하 주차장 높이가 2.3m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준공 후에도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2019년 11월 시행사인 중앙생활권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과 대표 시공사 GS건설이 지하 주차장 설계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의정부시에 전달했고, 시에서는 설계 변경 시공을 허가했다. 그렇게 층고 2.7m로 공사가 완료됐다.
하지만, 입주 후 또 다른 문제가 발견됐다.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경사각이 문제였다. 경사가 높아 택배 차량이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면서 높아진 층고는 소용이 없게 됐다. 결국 지하주차장에 택배차량 진입이 금지되면서 '택배대란'이 벌어졌다.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의정부시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시공사인 GS건설이 이를 받아들인 끝에 다시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택배 대란'은 비단 이 단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원형'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택배 차량 진입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를 비롯해 경기도 성남시, 수원시 등에서는 지하 주차장 진입 문제로 입주민과 택배사의 갈등이 빚어졌다. 심지어는 택배 상자가 외부에 쌓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근식 강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공 당시 탑차 진입을 고려하지 않았거나 시공 중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원형 아파트의 경우 택배 차량 높이를 고려한 정밀한 설계·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택배사와 입주민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는 설계 과정에서 2.7m로 조정돼 확장 공사가 다소 원활하지만, 2.3m로 시공된 다른 단지는 재시공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비용부담 문제를 비롯해 구체적인 대응책 에 대해서는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2019년 1월 16일 '지상 공원형 아파트에만 지하 주차장 층고를 2.7m 이상으로 적용할 것'을 명시했다. 택배 차량의 진입을 두고 문제가 발생하면서 개정한 내용이다. 향후 입주하는 단지들은 해당 규정을 적용 받아 문제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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