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2023 대백제전', 강한 백제에서 힘쎈 충남으로
'2023 대백제전'은 무령왕 서거, 성왕 즉위 1500주년,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을 기념하여 '대백제. 세계와 통하다'라는 주제로 공주시, 부여군 일원에서 올해 9월 23일부터 10월 9일까지 17일간 펼쳐진다. 올해 '대백제전'은 2010년 '세계대백제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백제문화제이다.
백제문화제는 1955년 옛 백제의 영광을 돌이키고, 백제 원혼을 제사하기 위해 처음 시작하여 우리나라 3대 역사문화제의 위상을 지키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설계하듯 백제의 영광을 살피고 그 역사의 영광과 교훈을 되살리고자 한다.
백제 25대 무령왕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은 백제의 본디 모습이었던 강국을 이룩하는 것이었다. 521년 무령왕은 중국 양나라에 보낸 국서에서 "누파구려 갱위강국, 즉 백제가 고구려를 여러 번 격파하여 당시 강국이 되었다"고 선언하였다. 조선 전기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이승소(李 承召)는 백제를 일러 "삼국 중 가장 강하였고, 세찼으며 전투를 잘했다"고 하였고, 1623년 인조임금 역시 "삼국시대에 백제가 가장 강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조선 후기의 최고의 지성 다산 정약용 선생도 "삼국 가운데 백제가 가장 강했고 가장 글에도 능했다"고 하였다. 이렇듯 삼국 중 '최강(最 强)'이라고 표현하였다. 우현 고유섭 선생은 "신라의 아름다운 예술은 백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백제는 강국일 뿐 아니라 열린 사회였다.
중국 수서에 보면 백제 땅에는 "신라, 고구려, 중국, 왜인들이 섞여 살았다"고 했다. 개방된 열린 사회가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백제인들의 활동영역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멀리 인도에까지 이르렀다. 대한민국의 문화 콘텐츠를 일컬어 K-컬쳐라고 하는데 이는 문화의 국제성을 뜻한다. K-컬쳐의 원조는 무령왕이다.
백제의 이러한 왕성한 대외활동은 고도로 발달한 항해술과 조선기술을 갖춰야 했다. 그야말로 '해상왕국', '해양제국', '바다의 제왕'이라는 칭호가 넘치지 않는다. 거대한 해양 네트워크를 이룩한 무령왕의 담대하고 벅찬 활약을 돌이켜보고 미래를 열기 위해 대백제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26대 성왕은 무령왕의 아들로서 백제 후기 123년간의 융성을 이끌었던 임금이다. 지혜와 식견이 뛰어나고 결단이 앞서며 천문지리에도 통달하였던 임금으로 백제 중흥을 이끈 명군이자 성군이다. 538년 공주에서 부여로 천도하면서 국호를 남부여로 고치고 명실공히 백제다운 문화를 창출하였다. 중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문화를 꽃피웠고, 또 일본에 승려 노리사치계를 시켜 불상과 경전을 보내 기도하였다. 부여에서는 매년 백제문화제에 성왕 천도와 관련한 행사를 열고 있다.
국보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12월 12일 부여 능산리 대능원 발굴조사 중 수습한 유물이다. '능사'로 명명된 이 절터는 554년 신라의 배신으로 한강유역을 다시 신라에 빼앗기자 부여 창이 신라와 전쟁을 벌였으나 성왕까지 전사한 비운의 역사와 연관이 있다. 도성에 귀환한 부여 창은 전사한 부왕과 전몰장병을 위령하기 위한 원찰을 세웠고, 그 절에서 사용하였던 향로가 바로 백제금동대향로이다. 백제금동대향로는 한민족의 자존심이자 백제의 명예이다. 현존하는 고대 향로 중 형태와 크기뿐 아니라 향로 전체에 나타난 수많은 물상과 그 내적 의미는 동아시아 조형 예술품 중 으뜸이다. 향로에는 백제인들의 자국 중심의 세계관, 천하관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풍요로움을 과시하고 백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표출되어 있다. 봉황과 더불어 정상에는 5인의 주악신선이 악기를 연주함으로 전쟁이 없고 평화로운 나라를 이룩하려는 임금과 백성들의 뜻이 서려 있는 '동북아 최고'의 걸작이다.
'2023 대백제전'은 무령왕, 성왕, 백제금동대향로를 주제로 백제의 옛 영광을 계승하고 '강한 백제'를 통하여 '힘쎈 충남'을 구현하기 위한 역사문화축제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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