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사후 반세기' 스페인도 우향우…유럽에 번지는 '극우 바람'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헝가리,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곳곳에서 극우 정당들이 '바람'을 일으키고 이들이 우파와 손을 잡아 더 큰 세력으로 크고 있다고 스페인 언론 엘파이스가 2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이들 극우 정당들은 기존의 보수당들에 영향력을 행사해 각국의 이민정책, 환경정책 등을 눈에 띄게 후퇴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스웨덴에서는 총선(9월)에서 극우 '스웨덴 민주당'이 원내 제2당을 차지하면서 이 극우 정당의 지원을 받아 보수 정부가 수립됐다.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의 형제들'이 중도우파연합과 합쳐 연정을 구성, 2022년 9월 무솔리니 이후 100년만에 극우 지도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의 형제들 당수가 총리로 취임했다. 지난 6월 핀란드에서도 극우 정당 '핀란드인당'의 극우 인사가 포함된 내각이 구성됐다.
극우 정당들의 바람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위기로 인한 민생고, 프랑스 경찰의 총기 사용에 대한 항의 폭동에 대한 역풍으로 반이민자 정서가 강해지면서 거세지고 있다.
23일 스페인 하원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 '복스'가 얼마나 많은 표를 얻고 연정에 참여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스페인내전을 거치면서 프랑코 시대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그간 스페인은 극우의 세력 확장이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스페인의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스페인 정부의 가장 유력한 연합이 대중 우파와 극우파의 연합이라는 응답이 나온다. 그리고 이는 이미 몇몇 자치 정부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부터 집권 중인 극우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2022년 4월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다. 올가을 총선을 치르는 폴란드에서 극우 성향 집권 여당인 '법과 정의'당이 또 다시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의 지지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국민연합'은 온건우파를 궤멸시키다시피 하면서 세력을 얻고 있어 사실상 극우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유럽을 쓸어버리고 있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극우파의 약진은 유럽 각국의 이민정책과 환경 문제 등 주요 정책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웨덴의 새 연립 정부는 전통적으로 관대한 망명 조건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환경부를 없애고, 환경과 관련된 사항들은 산업자원부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환경부를 없애는 것은 극우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는 외형적 신호 중 하나라고 엘파이스는 보았다.
네덜란드 중도 성향 연립정부는 이주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립정부가 붕괴했다. 네덜란드는 물론 폴란드도 총선을 맞아 이주민 문제를 둘러싸고 더 강력한 반난민 정책을 내놓으며 인기몰이 할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대체로 유럽에서는 반이민정책을 더 강하게 내세울수록 그 정당이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극우 인사들의 인종혐오적인 발언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이들이 과연 대중을 이끌 자질을 갖춘 이들인가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핀란드인당 소속 부총리이자 핀란드인당 대표가 15년전 동료 블로그 방명록 글에서 통근 열차를 타고 다니는 이민자 청년들에 대해 불평하며 "누가 내게 총을 주면 열차에서 시체들이 나오게 될텐데"라고 적은 것이 드러나 사과하기에 바빴다. 핀란드인당의 다른 인사도 경제장관으로 임명되자마자 예전에 극우 행사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극우의 정책은 성소수자에 대한 것에까지 뻗어가고 있다.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는 동성애 커플의 친권을 제한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미 파두아시에서는 생물학적 어머니가 아닌 어머니의 경우 등록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시행중이다.
엘파이스는 소수민족이나 힘없는 집단을 지켜주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속성이고 특정 분야에서의 국가 주권을 결집시키는 것은 유럽 민주주의가 세계 무대에서 번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처럼 유럽에서는 시민권 침해와 유럽 공동 프로젝트(이민이나 환경 정책 등이 해당)라는 두 가지 핵심 영역에서 극우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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