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웃게 한 '민간인' 키신저, 미·중관계 구원투수 되나

김종훈 기자 2023. 7. 25. 06: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100)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미중관계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매체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백악관 기후특사 등 최근 중국을 방문한 미국 당국자들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민간 인사들이 더 환대받았다고 평가했다.

회담에서 리 부장이 "미국이 대화 가능성을 차단해버렸다"고 하자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모두 서로를 적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옐런 장관 등보다 키신저 환대…"오랜 친구 잊지 않아" 활짝 웃은 시진핑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지난 20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100)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미중관계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특히 대만 긴장 상황을 놓고 소통의 문이 닫힌 양국 군 당국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봤다. 백악관은 그의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했다.
미 고위간부는 냉담, '오랜 친구'들은 환대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과 대화의 벽을 허물기 위해 키신저를 통역사로 받아들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매체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백악관 기후특사 등 최근 중국을 방문한 미국 당국자들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민간 인사들이 더 환대받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미국 고위인사 중 시 주석과 대면한 이는 블링컨 장관뿐이었다. 옐런 장관, 케리 기후특사 등은 시 주석을 만나지는 못했다.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도 매끄럽지는 않았다. 시 주석은 회의석 중앙 상석에 앉아 블링컨 장관을 하대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회담 시간도 35분에 불과했다.

반면 시 주석은 게이츠와 키신저 전 장관 모두 직접 맞아 "오랜 친구"라며 환대했다. '오랜 친구는' 중국이 신뢰하는 외국의 고위급 인사를 부를 때 쓰는 외교적 수사다. 시 주석은 게이츠와 나란히 앉아 대화하며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고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블링컨 장관 회담 때와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국빈관 5호 회담'은 상징적…"워싱턴, 키신저에게 배워라"
시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의 회담은 지난 20일 국빈관 5호 건물에서 이뤄졌다. 키신저 전 장관이 1971년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해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를 만나 미중 관계개선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시 주석은 "우린 오랜 친구를 절대 잊지 않는다"며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한 반가움을 표했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이 제재를 내린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과도 회담했다. 미국은 남중국해 군사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 부장의 회담을 추진했으나 중국 측 거절로 무산된 바 있다. 회담에서 리 부장이 "미국이 대화 가능성을 차단해버렸다"고 하자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모두 서로를 적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선 스팀슨 센터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그래서 베이징이 리상푸 장관과 키신저 전 장관이 회담하도록 한 것"이라며 "군 당국 간 소통채널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지금 상황에 이르렀다는 의미"라고 했다.

"21세기에 아직도 키신저?" 평가 엇갈려
미국 측 반응은 불편함과 기대감이 뒤섞여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조정소통관은 "일반 시민과 국방장관의 회담은 허락하면서 미국과의 회담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며 "키신저 전 장관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100살의 키신저 전 장관을 메신저로 선택한 데 대해서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조우지싱 중국 정치평론가는 아직도 키신저 전 장관이 미중 외교무대에서 활약한다는 것은 신진 중국 전문가들이 외면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조지 매그누스 옥스포드 대학 차이나센터 연구원도 "21세기까지도 중국이 믿을 만한 사람은 키신저뿐이라는 뜻"이라며 "키신저 전 장관을 특사로 활용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