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3년간 경고 무시한 행안부, 새마을금고 위기 불렀다
서대웅 2023. 7. 25. 06:14
[1294개 새마을금고 손실흡수능력 전수분석]③
대손충당금비율 100% 하회 '유일'
부실채권 1.2조 매각해도 역부족
행안부 '감독실패' 책임론 커질듯
◇부실채권 10조원 수준으로 늘었을듯
새마을금고는 다른 상호금융과 마찬가지로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 채권엔 대손충당금 20%, 이보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회수의문’ 채권엔 55%,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이나 다름 없는 ‘추정손실’ 채권엔 100%를 각각 쌓아야 한다. 반드시 적립해야 하는 만큼만 대손충당금을 쌓아두면 되는 것(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 100% 이상 유지)으로,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대손충당금 비율)이 반드시 100%를 넘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대손충당금 비율이 100%를 밑도는 곳은 새마을금고가 유일하다. 금융권은 코로나 사태 이후 가려진 부실 관리와 지난해 시작된 고금리 기조 대응을 위해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의 지난해 말 부실채권 잔액은 약 9조17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4개 업권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은 12조5000억원 규모다. 저축은행도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비율이 113%다. 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하는 은행의 이 비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230%에 달한다.
반면 전국 새마을금고 대손충당금 비율은 2021년 말 78.68%에서 지난해 말 68.25%로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올해 들어선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부실채권 규모가 지난해 말 6조174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원 안팎 수준으로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체율 추이를 감안한 부실채권 비율을 추산한 결과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조2139억원에 불과하다. 수익성까지 악화한 터라 이를 한 번에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는 올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실률을 낮추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위 금고 176곳의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이미 2조3000억원이 넘었다.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의 상당액은 건설 및 부동산업자에 취급된 법인대출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3년 전부터 공동대출 경고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부처인 행안부의 책임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3년 전부터 관련 경고를 보내왔다. 금융위원회가 주재하고 각 상호금융 관할 부처와 중앙회가 참석하는 상호금융정책협의회는 2020년 12월 회의에서 “지방조합들이 부동산 관련 업종 중심으로 공동대출을 급속히 늘리고 있어 향후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1년 6월 회의에서도 공동대출을 언급하며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회의에선 “금리상승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 “부동산 경기 하락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등의 경고를 보냈다.
상호금융정책협의회는 각 상호금융 관할 부처가 정책적 합의를 이루고자 모이는 회의체다. 신협(금융위 관할)을 중심으로 농협(농림축산식품부), 수협(해양수산부), 산림조합(산림청)은 대손충당금을 확충하고 건설 및 부동산업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를 도입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왔다. 반면 새마을금고(행안부)는 대손충당금 비율을 오히려 줄이고 여신한도 규제도 유일하게 도입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야 도입 추진에 나섰다. “당장의 순익에만 집착했다”는 지적과 함께 행안부의 관리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배경이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대손충당금비율 100% 하회 '유일'
부실채권 1.2조 매각해도 역부족
행안부 '감독실패' 책임론 커질듯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달 초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4일 이데일리가 전국 새마을금고 1294곳의 손실흡수능력을 전수분석한 결과, 적지 않은 단위 금고가 자력으로 연체율을 흡수할 능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의미다.
연체율을 후행하는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빠르게 치솟으며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오른 점, 이에 반해 부실채권의 실제 부실을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규모는 한참 부족한 점에서다. 금융당국이 3년간 관련 경고를 보냈지만 안일하게 대응한 행정안전부의 새마을금고 감독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부실채권 10조원 수준으로 늘었을듯
새마을금고는 다른 상호금융과 마찬가지로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 채권엔 대손충당금 20%, 이보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회수의문’ 채권엔 55%,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이나 다름 없는 ‘추정손실’ 채권엔 100%를 각각 쌓아야 한다. 반드시 적립해야 하는 만큼만 대손충당금을 쌓아두면 되는 것(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 100% 이상 유지)으로,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대손충당금 비율)이 반드시 100%를 넘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대손충당금 비율이 100%를 밑도는 곳은 새마을금고가 유일하다. 금융권은 코로나 사태 이후 가려진 부실 관리와 지난해 시작된 고금리 기조 대응을 위해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의 지난해 말 부실채권 잔액은 약 9조17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4개 업권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은 12조5000억원 규모다. 저축은행도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비율이 113%다. 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하는 은행의 이 비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230%에 달한다.
반면 전국 새마을금고 대손충당금 비율은 2021년 말 78.68%에서 지난해 말 68.25%로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올해 들어선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부실채권 규모가 지난해 말 6조174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원 안팎 수준으로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체율 추이를 감안한 부실채권 비율을 추산한 결과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조2139억원에 불과하다. 수익성까지 악화한 터라 이를 한 번에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는 올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실률을 낮추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위 금고 176곳의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이미 2조3000억원이 넘었다.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의 상당액은 건설 및 부동산업자에 취급된 법인대출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3년 전부터 공동대출 경고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부처인 행안부의 책임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3년 전부터 관련 경고를 보내왔다. 금융위원회가 주재하고 각 상호금융 관할 부처와 중앙회가 참석하는 상호금융정책협의회는 2020년 12월 회의에서 “지방조합들이 부동산 관련 업종 중심으로 공동대출을 급속히 늘리고 있어 향후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1년 6월 회의에서도 공동대출을 언급하며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회의에선 “금리상승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 “부동산 경기 하락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등의 경고를 보냈다.
상호금융정책협의회는 각 상호금융 관할 부처가 정책적 합의를 이루고자 모이는 회의체다. 신협(금융위 관할)을 중심으로 농협(농림축산식품부), 수협(해양수산부), 산림조합(산림청)은 대손충당금을 확충하고 건설 및 부동산업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를 도입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왔다. 반면 새마을금고(행안부)는 대손충당금 비율을 오히려 줄이고 여신한도 규제도 유일하게 도입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야 도입 추진에 나섰다. “당장의 순익에만 집착했다”는 지적과 함께 행안부의 관리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배경이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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