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새마을금고 '위기대응 능력'은…수도권·대구 '불안'

유은실 2023. 7. 2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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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4개 새마을금고 손실흡수능력 전수분석]②
위험 수준 다다른 단위금고 30곳
인천 8곳 최다...충당금비율 최하
부동산 대출 부실·전세사기 영향

[이데일리 유은실 서대웅 기자] 전국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3.06%), 즉 부실률은 외형만 보면 저축은행(5.10%)보다 낮다.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위기에 대응할 ‘손실흡수능력’이 다른 업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고정이하여신에 상응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규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대손충당금 비율)’은 1년 새 1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지난해 말 68.25%에 그쳤다. 저축은행을 비롯해 이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고 있는 금융권과 대조적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시·도별로 보면 대손충당금 비율이 전국 평균(68.25%)을 밑도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 충당금을 더욱 확충해야 할 단위 금고일수록 대손충당금을 덜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를 벗어났지만, 이미 위험에 다다른 단위 금고를 중심으로 언제든 뱅크런이 재발할 위험이 있는 셈이다. 일부 단위 금고에서 뱅크런이 발생하면 불안심리가 확산해 정상 영업 중인 금고로까지 사태가 퍼질 수 있다.

충당금비율 100% 넘는 지역 강원·제주뿐

24일 이데일리가 전국 새마을금고 1294곳을 전수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대손충당금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이었다. 인천 지역 단위 금고 53곳의 평균 대손충당금 비율은 51.06%에 그쳤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4.70%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손실흡수능력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울·경기를 비롯해 대구, 광주지역 새마을금고의 손실흡수능력도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금고가 가장 많은 서울(236곳)의 평균 대손충당금 비율은 62.16%였다. 경기(110곳)와 광주(45곳) 역시 각각 62%, 68.13%에 그쳤다. 대구(101곳)의 평균 비율도 68.25%로 전국 평균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울산이었다. 울산 지역 단위 금고 30곳의 비율은 2021년 말 107.55%에서 지난해 말 71.34%로 36.21%포인트 급락했다. 이어 △충남 31.49%포인트(103.06→71.57%) △제주 28.25%포인트(136.27→108.02%) △대전 27.08%포인트(107.40→80.32%) 순으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 비율이 100%를 웃도는 곳은 강원(108.79%)과 제주(108.02%) 두 지역이 전부였다.

인천 8곳 부실률 전국평균의 4배↑, 충당금비율은 절반

특히 부실률이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낮았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5% 이상인 단위 금고 176곳의 평균 대손충당금 비율은 전국 평균(68.25%) 대비 26.20%포인트 낮은 42.05%에 불과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0% 이상인 금고 30곳의 대손충당금 비율은 34.95%로 더 낮았다. 이들 금고의 평균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8%였다.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야 하는 단위 금고들이 충당금을 확충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셈이다.

부실률 상위(고정이하여신 비율 10% 이상) 금고 30곳을 시도별로 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18곳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인천(8곳) 가장 많았고 서울과 경기가 각각 6곳, 4곳이었다. 이어 경북(3곳), 부산·대구·전북(각 2곳), 대전·광주·전남(각 1곳)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인천 8개 단위 금고의 평균 대손충당금 비율은 27.79%로 전국 평균(68.2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이들 8개 금고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3.90%로 전국 평균(3.06%)의 4배를 웃돌았다. 부실채권이 1년 만에 367억원 늘었는데 대손충당금은 68억원 추가로 쌓는데 그친 결과다.

이는 인천 지역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가시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인천 지역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9.02%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사기가 집중적으로 일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실률 10% 이상인 인천지역 단위 금고 8곳 중 4곳이 미추홀구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 6곳, 경기 4곳, 대구 2곳 ‘위험 수준’

서울에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0%를 넘어선 6개 단위 금고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 이들 금고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1년 말 6.64%에서 지난해 말 11.02%로 급등한 반면, 대손충당금 비율은 41.86%에서 32.51%로 급락했다. 6개 금고의 소재지를 보면 주요 고객층인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실률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지역의 단위 금고 4곳도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56%에 달한 반면 대손충당금 비율은 30.92%에 그쳤다. 대구 지역 2곳 역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21년 말 8.62%에서 지난해 말 12.48%로 치솟았지만, 대손충당금 비율은 같은 기간 50.96%에서 36.41%로 떨어졌다. 부산은 140개 금고 평균 대손충당금 비율은 80.88%였으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0%를 넘어선 2곳의 비율은 35.51%에 그쳤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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