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전쟁 파병 통해 상호보완적 관계로… ‘가치동맹’ 진화 [심층기획-한·미동맹 70주년]
6·25 이후 美에 군사·경제 등 의존
韓, 베트남전 참전 고도성장 발판
이라크전 파병 등 동맹 신뢰 증진
美, 지정학적·안보측면 韓 가치 커
군수물자 표준 같아 공유도 가능
‘미래 전장’ 우주 분야도 협력 확대
6·25전쟁 이후 한동안 한국은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는 ‘비대칭적 관계’였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남침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는 일종의 ‘원군’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베트남전과 2000년대 이라크전에 한국이 참전한 것을 계기로 ‘수평적 관계’를 향해 나아갔다. 유엔의 요청으로 이뤄지는 평화유지활동(PKO)과 달리 베트남·이라크 두 차례 파병은 전적으로 한·미동맹 틀에서 이뤄졌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4년 5월 미국은 한국 등 우방에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박정희정부는 국가안보회의(NSC) 심의와 국회 동의를 거쳐 국군 파병을 결정했다. 1964년 9월 1차부터 1966년 4차 파병까지 지속적 증원으로 베트남 내 우리 병력은 한때 4만8000여명이나 되었다. 국군이 철수를 단행한 1973년 3월까지 총 8년8개월간 베트남을 거쳐 간 우리 장병은 연인원 32만명에 이른다.
두 차례 파병은 6·25전쟁 당시 미국의 희생에 보은하는 차원도 있었으나 한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 한·미동맹의 유지·강화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는 게 옳다. 베트남 파병의 경우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베트남전이 장기화하면 주한미군 일부가 베트남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에 안보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미군 감축을 막기 위해 우리 군의 파병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국력 신장에 따라 한·미의 상호보완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지정학적으로나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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