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냐 ML이냐' 장현석 거취, 일주일 안에 결정 난다... "충분히 美 도전할 만하다" 스카우트 호평 일색
장현석은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장충고와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 2-3 패배 직후 "아직까지는 거취를 생각 중이다. 8월 전에는 아마 결정을 내릴 것 같다. 야구팬분들의 관심은 잘 알고 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목동야구장에는 이례적인 스카우트 인파가 몰렸다.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 2번으로 여겨지는 '시속 157㎞ 우완' 장현석(마산용마고)과 '150㎞ 좌완' 황준서(18·장충고)의 맞대결이 있었기 때문.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을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최소 7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몰려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봤다.
그런 자리에서 장현석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3회부터 등판했음에도 최고 시속 155㎞ 빠른 공과 130㎞ 중반의 커브, 140㎞ 근방의 슬라이더를 활용해 5⅔이닝(102구) 3피안타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볼) 14탈삼진으로 마운드를 끝까지 책임지며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와 장현석 본인의 두 차례 송구 실책에도 득점권만 되면 과감한 몸쪽 승부, 허를 찌르는 각이 큰 커브 등을 활용해 삼진을 솎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현장에서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아쉬운 부분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페이스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대회에서 시속 154㎞가 나왔는데 오늘은 155㎞가 나왔다. 구속도 잘 나왔고 변화구 제구와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았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기량을 폭발시키면서 에이스로서 발돋움한 장현석이다. 한 경기에서 75구를 초과해 던지면 사흘간 던질 수 없다는 고교야구 규정에도 0-3으로 지고 있는 팀 상황에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다음 곧장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 이닝을 끝낸 장현석은 격한 세리머니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9회에도 시속 154㎞의 공을 던지며 스태미너에 대한 우려도 단숨에 날렸다.
청룡기에서 장현석의 모습은 더이상 보지 못할 테지만, 국내에 파견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미 볼 만큼 봤다"고 할 정도로 호평 일색이다. 남은 것은 미국 본토에서 날아올 결정권자들의 안목뿐. 유일한 걸림돌은 장현석에게 관심을 둔 메이저리그 구단 다수가 국제 유망주에 쓸 수 있는 돈을 소진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충분히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재능이다. 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무조건 갈 수 있다. 금액이 문제일 뿐이다. KBO 드래프트에 나간다면 1번에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이라고 호평했다. 또 다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B 역시 "지난해보다 아쉽다는 평가도 일부 있으나, 장현석이 KBO 드래프트 전체 1번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높게 평가했다.
올해 9월 14일 진행된 2024 KBO 드래프트 신청 마감 기한은 8월 15일 오후 6시로 결정까지 정확히 일주일이 남았다. 만약 한국 잔류를 선택한다면 전체 1번픽을 가진 한화 이글스행이 유력하다. 그렇게 될 경우 한화는 문동주(20)-김서현(19)-장현석(19)이라는 '155㎞' 꿈의 토종 선발 트리오를 보유하게 된다.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한다면 지난해 심준석(1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처럼 1월까지 계약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상술했듯 다수의 메이저리그 팀들이 국제 유망주 보너스풀에 여유가 없기 때문. 그렇게 된다면 올해 9월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마지막 쇼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선수 본인은 일단 현재에만 집중했다. 장현석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에) 시합 때는 그런 부분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 우리가 장충고를 상대로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원들 모두 고생했고 100% 만족은 못하겠지만, 나름 재미있게 잘했던 것 같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7회 이후 투구에) 감독님께 끝까지 던지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내가 던질 수 있는 마지막 경기라 이왕 던지는 거 최대한 끌어당겨 던졌다. 후회 없이 던지고 싶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목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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