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필사의 외교전’ 끝에 얻어낸 군사동맹 [심층기획-한·미동맹 7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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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국 중 어느 일방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정이 외부 무력침공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에는 언제든 서로 협의한다. 당사국은 단독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 원조에 의해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 강화시킬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 조약번호 34번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한·미 상호방위조약) 제2조 문구다.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에 동의하는 대신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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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체결 전제조건 내걸어
美선 압박 안 먹히자 끝내 수용
‘당사국 중 어느 일방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정이 외부 무력침공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에는 언제든 서로 협의한다. 당사국은 단독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 원조에 의해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 강화시킬 것이다.’
‘운명의 해’ 1953년은 6·25전쟁을 중단하는 휴전 논의가 중공군, 북한군, 유엔군 사이에 무르익던 때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종전이 아닌 휴전은 곧 공산세력 용인 그리고 북진통일 포기였다. 그는 휴전 후 공산세력의 재남침을 확신했다.
그해 4월9일 이승만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정전협정이 타결된다면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하라. 한국군은 독자적으로 싸우겠다.“ 이 고집스러운 약소국 대통령에 미국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반도에서 적대행위를 끝내려는 미국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승만은 굴하지 않았다. 5월30일 ‘정전협정을 체결할 거라면 상호방위조약부터 체결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또 보냈다. 6월18일 유엔군사령관 통제를 받던 한국군에 “거제도의 반공포로를 석방하라”고 명령하는 돌출행동을 벌였다. 정전협정 논의에 제동을 걸려는 강수였다.
격노한 아이젠하워는 ‘모종의 조치’까지 언급했다. 훗날 ‘에버레디 작전’으로 알려진 이승만 제거작전이 암시된 순간이다. 이때쯤 미 국무부는 휴전협정 후 미국의 목표를 ‘한반도 중립화’로 설정한 내부 비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보고서에는 한반도의 미군기지를 포기해도 미국에 그다지 치명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담겨 있었다.
미국은 한국에 특사까지 보내 휴전에 동의할 것을 압박했다. 그래도 소용없자 7월12일 결국 이승만의 요구를 수용했다.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에 동의하는 대신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로 6·25전쟁은 휴전했다. 이어 8월8일 변영태 외무장관과 포스터 덜레스 미 국무장관이 경무대(현 청와대)에서 상호방위조약에 가조인했다. 정식 체결은 10월1일 미 워싱턴에서 이뤄졌다. 휴전하에서 한국 안보를 무기한 약속하는 체제의 출발이었다. 조약의 첫 문장엔 ‘모든 국민과 모든 정부가 평화적으로 생활하고자 하는 희망을 재확인한다’고 돼 있다. 이 동맹은 이후 70년간 전쟁 없는 한반도를 지켜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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