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의 ‘핫 서머’···반전의 동력은?
“지도자들이 가장 원하는 이상적 LoL 팀 컬러로 진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11연승을 이어가던 KT 롤스터가 ‘서머’ 개막 이후 무패 행진을 달리던 젠지까지 넘어섰다.
KT는 지난 22일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젠지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 팀 창단 최다인 12연승을 기록하며 1위로 뛰어올랐다. 젠지는 직전 경기까지 13연승 무패를 달리고 있었지만, KT의 기세에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KT는 2018년 이후 5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 역시 5년만의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도 코앞에 두게 됐다.
‘서머’ 시작 이후 보여주고 있는 KT의 기세는 ‘반전 그 자체’다. 최근 수년간 암흑기에 가까운 시기를 보낸 팀이 맞나 싶다.
KT는 이번 서머 정규 리그에서 15분 이후 펼쳐지는 전투의 수행 능력이 가장 좋은 팀으로 꼽힌다. 초반 라인전에서 상대의 전략과 전술에 킬을 내주는 등 휘둘리더라도 15분 이후 드래곤, 전령, 내셔 남작 등 대형 오브젝트를 놓고 펼쳐지는 교전에서는 거의 지지 않았다. 이 전투의 승률이 90%를 넘는다.
22일 젠지와의 대결에서도이같은 패턴은 그대로 이어졌다. 1세트 17분에 중앙 위쪽 정글을 파고 들어 싸움을 걸어 3킬을 챙겼고, 2세트에서도 12분에 드래곤 지역 전투에서 젠지 선수 2명을 잡아내며 킬 스코어를 뒤집었다.
전문가들은 KT의 상승세 원동력을 선수단의 조화에서 찾는다. KT는 선수 평균 연령이 LCK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하지만, 선수 대부분이 주요 대회 특히 글로벌 이벤트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있지 못하다. 노장 격인 이들 선수들의 ‘의기투합’이 끈끈한 플레이로 완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특히 ‘한타’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대부분 팀들은 경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선수가 있기 마련. 그런데 특정 상황에서 이 선수의 개성이 지나치게 발현되거나,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면 불협화음을 내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 KT는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황이 발생할때마다 각기 다른 해결사가 등장해 경기를 리드하면 선수 전체가 불협화음없이 경기를 풀어간다. 모든 ‘LoL’ 지도자들이 원하는 이상적 팀의 스타일에 가까운 팀으로 진화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여기에는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기인’ 김기인, ‘비디디’ 곽보성, ‘리헨즈’ 손시우 등 스타급 선수들이 스프링 시즌을 거치며 화학적 결합을 한 것도 한몫했다.
정규리그 1위까지 남은 고비는 29일 만나는 라이벌 T1전이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T1전 10연패를 끊고 자신감을 회복한데다, T1이 ‘페이커’ 이상혁의 부상 이탈로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어 완승 가능성이 높다. T1만 넘으면 하위 3개팀과의 경기를 남기고 있어 1위 굳히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는 정규리그 1위보다는 선수들의 염원인 롤드컵을 향한다. KT 강동훈 감독도 젠지와의 승리 승리 후 “정규리그 순위보다는 롤드컵 진출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는 2015년과 2018년 롤드컵에 진출했지만 모두 8강에 그쳤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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