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있는 中企 대출 문턱 높아졌다… 기술신용대출 10% 줄어

김유진 기자 2023. 7.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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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이나 담보가 부족해도 기업의 기술력이 있다면 돈을 빌려주는 '기술신용대출' 건수가 1년 전보다 10%가량 감소했다.

기술금융 대상 업종 등의 TCB 세부 기준이 강화되면서 TCB를 발급받을 수 있는 기술신용대출 대상 기업 자체가 줄어들어 대출 건수 역시 줄어들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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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술신용대출 78만5360건
전년 동기 대비 10.27% 감소
은행권 리스크 관리 강화 영향
TCB 발급 기준 높아진 탓도 있어
이달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금리 현수막./뉴스1

신용등급이나 담보가 부족해도 기업의 기술력이 있다면 돈을 빌려주는 ‘기술신용대출’ 건수가 1년 전보다 10%가량 감소했다. 일부 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권에서 일제히 기술금융의 규모가 줄었다. 고금리 등 복합위기 상황을 맞닥뜨린 은행권이 위험 관리를 강화한 데다 금융 당국의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까지 높아진 탓에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졌다.

25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78만5360건으로 지난해 5월 87만5274건과 비교해 10.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238조3060억원으로 6.07% 줄어들었으며, 잔액은 317조3759억원으로 6.34%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에 미래 가치를 인정해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기술신용대출을 가장 많이 줄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9만5292건의 기술신용대출을 실행했으나, 올해 5월에는 7만5440건으로 20.83%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기술신용대출이 11만4473건에서 9만3240건으로 18.55% 감소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각각 13.73%, 13.14% 줄었다.

특수은행 중에서는 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이 지난해 5월 2599건에서 2014건으로 22.5% 감소했다. 수협은행과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85%, 6.26% 줄어든 2870건, 24만2390건을 기록했다. 기술신용대출 건수가 증가한 곳은 NH농협은행과 대구은행, 수출입은행뿐이었다.

그래픽=손민균

기술신용대출을 받는 기업이 줄어든 것은 고금리,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으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높은 이자 부담에 중소기업이 대출 확대를 자제한 것도 기술신용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중소기업 자체가 신용대출을 받기 꺼리는 경향이 있고, 은행 역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TCB 발급 기준이 지난해보다 강화된 점도 기술신용대출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기술금융 대상 업종 등의 TCB 세부 기준이 강화되면서 TCB를 발급받을 수 있는 기술신용대출 대상 기업 자체가 줄어들어 대출 건수 역시 줄어들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10%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도 TCB가 발급됐지만, 최근에는 기준이 강화되며 이전에는 TCB를 받을 수 있던 기업이 평가 등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라며 “대출 대상 자체가 줄어들면서 기술신용대출이 줄어든 측면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기술금융 체계의 신뢰성 유지를 위해 지난해부터 기술평가 품질관리위원회를 신설해 TCB사와 자체 TCB평가 은행의 기술평가 품질을 심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이 기술금융 대상이 아닌 기업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거나 특정 등급의 평가 결과를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금지되는 등 TCB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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