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진 여자’ 염정아 “‘밀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스코어 높은 작품 되길[SS인터뷰]

조은별 2023. 7.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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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다 가진 여자.”

배우 염정아를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발탁될 만큼 빼어난 미모. 미남인 의사 남편과 다복한 가정. JTBC ‘SKY캐슬’로 입증한 빼어난 연기력과 시청률. tvN ‘삼시세끼’를 통해 보여준 유머와 털털한 성격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딱 하나 빠진 건 ‘1000만 영화’다.

그래서일까. 염정아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 출연제안을 받은 뒤 두 번 생각도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 스타 감독인 류승완 감독 연출에 선배 배우인 김혜수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막상 대본에 적힌 그의 역할은 물질하는 해녀. 염정아는 “감독님의 러브콜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에 얼굴에 물을 묻히는 고양이세수부터 하기 시작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해녀 연기 위해 물 공포증 이겨내고 숨 참는 법부터 배워


영화 ‘밀수’의 한장면. 사진|NEW

영화 ‘밀수’는 산업화로 인해 오염된 바다에서 전복대신 밀수품을 건지기 시작한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염정아는 극 중 해녀들의 리더 진숙 역을 맡아 동료 해녀 춘자 역의 김혜수와 투톱으로 극을 이끈다.

염정아에게 당면한 과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수영이다. 물 공포증을 이겨낸 건 역시 ‘류승완 감독 작품에 출연한다’는 욕심 덕분이다. 10초, 20초, 30초씩 물 속에서 숨을 참는 방법부터 배웠다. 물안에서 유영하는 법, 수경을 벗고 물속에서 눈을 뜨는 연습 등 3개월간 독한 훈련을 거쳤다.

염정아는 “해녀 역을 맡은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 등 동료배우들과 함께 하다 보니 정말 (수영이)가능해졌다. 같이 박수치고 울면서 고된 훈련을 이겨냈다. 물론 촬영을 마친 다음에는 한 번도 수영을 한 적이 없다”며 웃었다.

두 번째 과제는 진숙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선주의 딸이기도 한 진숙은 밀수품을 건지다 아버지와 동생을 잃고 그 자신은 옥살이까지 하는 아픔을 겪는다. 이 모든 사달이 춘자 때문에 일어났다고 오해하는 진숙은 팀으로 일하는 동료 해녀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마음깊이 원망과 한을 품은 채 마지못해 살아간다.

“진숙 역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마음 속으로 삭히는 게 많은 인물이다 보니 속 시원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때마다 류승완 감독님의 도움이 컸어요. 같은 장면을 놓고 표현법을 고민하고 있으면 어떻게 표현하는게 연출자의 의도에 부합하는지 조언해주시곤 했죠. 그런 말 한마디가 연기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곤 해요.”

◇멋진 선배 김혜수, 50넘은 염정아에게 “아가야”라고 불러


배우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춘자 역의 김혜수는 1996년 MBC ‘사과꽃향기’ 이후 무려 27년만에 조우다. 당시 염정아는 신인이라 스쳐지나가듯 잠시 촬영했던 기억밖에 남지 않았다.

“김혜수 언니는 우리 시대 ‘원조 책받침 스타’잖아요. ‘사과꽃 향기’에서 만났을 때도 언니는 참 멋졌어요. 늘 거침없이 자신을 표현할 줄 아니까요. 저보다 두 살 많지만 연차가 많이 차이나는 선배다 보니 좀 어렵기도 했죠. 세월이 흘러 ‘밀수’ 촬영현장에서 만난 언니는 제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라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어요.”

1972년생. 우리 나이로 벌써 지천명을 넘긴 염정아지만 현장에서는 김혜수에게 “아가야”라고 불리며 예쁨을 독차지했다 그는 “언니와 함께 했던 몇몇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털어놓았다.

류승완 감독은 두 여배우의 호흡에 더할 나위없이 만족을 표했다. 염정아는 “감독님께서는 ‘두 사람이 함께 연기하는 걸 가장 가까이에서 본 감독이라니 정말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고 전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염정아는 ‘밀수’ 촬영현장에서도 동료들에게 아낌없이 정을 퍼줬다. 특히 이번 현장에는 직접 만든 식혜를 공수해 스태프들과 동료배우들, 그리고 오랜 팬들에게까지 나눠줬다. MBC ‘전지적 참견시점’ MC 전현무도 인정할만큼 탁월한 맛이다. 염정아는 “맛있다 맛있다 하니 더 힘이 나서 만들어갔다”며 웃었다.

고생 보다 행복했던 기억이 큰 현장인 만큼 영화 성적에 대한 기대도 넌지시 표했다. 염정아는 “성적은 감히 말하기 힘들지만 염정아 필모그래피 중 가장 많은 관객이 관람한 작품이면 좋겠다”며 슬며시 미소지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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