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찬물’만..올스타-WS 우승까지 함께 날았던 두 스타의 동반 추락[슬로우볼]

안형준 2023. 7.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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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7월 24일 시애틀 매리너스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다. 4-3 신승을 거둔 토론토는 3연전 스윕패를 면했다. 토론토는 이날 선발등판한 알렉 마노아가 또 한 번 5사사구 제구 난조를 보이며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마노아도 문제였지만 또 한 명 승부를 어렵게 만든 선수가 있었다. 바로 리드오프로 나선 주젼 우익수 조지 스프링어었다. 스프링어는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차례 출루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문제는 그저 '무안타'가 아니었다는 점. 스프링어는 이날 두 번이나 병살타를 기록해 찬스를 무산시켰다.

스프링어는 2-2로 맞선 5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투수 졍면으로 땅볼 타구를 날려 1-2-3 병살타를 기록했다. 4-3으로 리드한 7회초에는 1사 1,2루 찬스에서 6-4-3 병살타를 기록했다. 스프링어가 두 번 중 한 번이라도 병살타가 아닌 다른 결과를 냈다면 토론토는 더 수월하게 승리할 수도 있었다.

5회 기록한 병살타는 스프링어의 시즌 14번째, 7회 병살타는 시즌 15번째 병살타였다. 이미 지난 19일 경기에서 시즌 13번째 병살타를 기록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병살타 신기록을 쓴 스프링어는 이날 기록을 15까지 늘렸다(이하 기록 7/24 기준).

토론토 입장에서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이날 병살타 2개를 추가한 스프링어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 병살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강력한 타선을 가진 토론토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득점 4위를 기록한 팀. 하지만 올시즌에는 15위에 그치고 있다. 물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부진 등 다른 중요한 요소가 많이 개입한 결과지만 스프링어의 '찬물'도 영향을 주고 있다.

스프링어는 올시즌 96경기에 출전해 .264/.332/.408 13홈런 41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을 웃도는 타격 생산성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스프링어에게 기대한 성적은 이 정도가 아니다. 통산 슬래시라인이 .268/.355/.486인 스프링어는 타율, 장타율, 출루율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가 않다. 성적도 사실상 '커리어 로우'다.

스프링어에게 2026년까지 꼬박꼬박 연 2,4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는 토론토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 토론토는 현재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3위로 '턱걸이'를 하고 있다.

그런 스프링어보다 소속팀의 속을 더 썩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스프링어보다 올시즌 더 많은 병살타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 전체 병살타 1위인 카를로스 코레아(MIN)다. 코레아는 벌써 병살타 19개를 기록해 공동 2위(스프링어, 타이 프랜스)를 4개차로 앞서고 있다. 코레아 역시 스프링어와 마찬가지로 개인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을 이미 썼다.

지난 겨울 두 번이나 FA 계약 '퇴짜'를 맞은 끝에 미네소타와 재계약을 맺고 잔류한 코레아는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89경기에 출전해 기록한 성적은 .232/.308/.409 12홈런 44타점. 스프링어와 마찬가지로 커리어 최악에 가까운 성적을 쓰고 있다. 빅리그 9시즌 통산 슬래시라인이 .274/.353/.472인 코레아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어느 하나 자신의 커리어 기록과 비슷한 수치를 쓰고 있는 것이 없다.

미네소타는 코레아와 다시 계약하며 옵션을 4년이나 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와 계약에 실패하며 3억 달러가 훌쩍 넘던 계약 총액은 보장 2억 달러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코레아는 연평균 3,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초 고액 연봉자. 미네소타 입장에서 현재 코레아의 성적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그나마 미네소타는 토론토와 달리 6개 지구 중 최약체인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구성에 힘입어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스프링어와 코레아는 영광의 시기를 함께 보낸 선수들이었다. 두 선수는 공통점도 많다. 1989년생 스프링어와 1994년생 코레아는 모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 멤버이자 드래프트 1라운더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스프링어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휴스턴에 지명돼 2014년 데뷔했고 코레아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201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모두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가진 우타자고 두 선수는 함께 전성기를 보내며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휴스턴에서 2014-2020시즌 7년 동안 795경기에 출전해 .270/.361/.491 174홈런 458타점 48도루를 기록한 스프링어와 2015-2021시즌 7년 동안 752경기에 출전해 .277/.356/.481 133홈런 489타점 33도루를 기록한 코레아는 201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 최강의 팀으로 군림한 휴스턴을 상징하는 선수들이었다. 휴스턴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2017년에는 함께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휴스턴을 떠난 뒤 토론토와 계약한 스프링어는 비록 계약 첫 해 부상을 겪었지만 2021-2022시즌 211경기에 나서 .266/.346/.503 47홈런 126타점 18도루를 기록하며 토론토의 리드오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코레아는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136경기 .291/.366/.467 22홈런 64타점을 기록해 팀의 마음을 확실히 얻었고 결국 2억 달러가 보장되는 장기 계약을 따냈다.

두 선수는 소속팀에서 그저 '중요한 선수 한 명'이 아니다. 스프링어는 토론토에서, 코레아는 미네소타에서 모두 팀 내에서 최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다. 팀 성적을 가장 앞장서서 이끌어야 할 선수들이 팀 타선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니 두 팀이 살얼음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휴스턴에서 함께 맹활약했고 휴스턴을 떠난 뒤의 성적도 좋았던 두 선수지만 올해는 나란히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함께 날아올라 함께 정상의 자리까지 밟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팀 동료'가 아닌데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과연 두 선수가 다시 함께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조지 스프링어, 카를로스 코레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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