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으로 성공했습니다”…100조 시총 찍은 이 기업이 택한 업종은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2023. 7. 2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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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시가총액이 4위로 약진한 것은 친환경 철강 생산과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양대 축으로 삼은 포스코그룹의 미래 전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은 탈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적극 대응해 그린수소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소 구축에 명운을 걸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계획대로라면 2050년부터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철강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아울러 2차전지 소재 분야에 2030년까지 60조원 가량을 투자해 광물 생산부터 운송·가공·생산까지 ‘통합 가치사슬’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이 장악해온 2차전지 소재 공급망에서 벗어나려는 국내외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포스코홀딩스·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그룹의 주요 상장사들은 24일 올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매출 20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38.1% 줄어든 것이지만 중국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부진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같은 기간 매출은 19.9% 감소한 8조8654억원, 영업이익은 11.4% 늘어난 357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차전지 소재 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은 매출은 48.5% 증가한 1조1930억원, 영업이익은 5.6% 줄어든 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땐 실적이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와 비교할 땐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85.7%, 157.3% 급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7.8% 늘었다.

정기선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 관련 증권사 대상 설명회에서 “포항시 침수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 부분에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빠르게 회복했다”며 “포스코그룹의 핵심사업인 철강 부문에서 이익 회복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부문의 세계적 경쟁력이 (2차전지 소재 등)신사업 성장 전략과 함께 가동되면 기업 가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의 100% 자회사이자 그룹 주력사인 포스코는 이달 초 비전선포식을 열고 10년 만에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해 조강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조강 생산능력 연 5200만t을 달성해 세계 5위 철강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코의 조강 생산능력은 지난 10년간 4300만t 수준에서 동결됐지만 향후 7년여에 걸쳐 조강 생산능력을 1000만t 가량 늘린다는 전례없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시황이 저점을 지나고 있다”며 “중국 철강사 감산효과로 가격 인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시장의 관심은 미래 제철로 주목받는 수소환원제철에도 쏠려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에 대한 규제가 갈 수록 강화되는 추세여서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 수소를 주입해 순수한 철인 직접환원철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고로 방식과 달리 순수한 물이 부산물로 발생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되면 제철소의 상징인 고로는 물론, 소결공장·코크스공장이 사라지고 유동환원로와 전기로가 들어서게 된다.

철강업계에서 수소환원제철을 혁명적 전환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포스코는 2050년부터 수소환원제철소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인데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에 최대 50조~60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수소환원제철에 성공하면 철강 시장에서 압도적인 절대 강자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철강업에서 2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도 포스코그룹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호주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이를 국내로 들여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구축된 2차전지 소재 클러스터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공급망을 구축한 상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전기차용 이차전지에 쓰이는 핵심 광물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채굴·가공된 경우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포스코가 발빠르게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한 것이다. IRA는 중국을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게 목적이다.

정기선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2030년까지 121조원 투자 예정액 중 2차전지 소재분야가 46%에 달한다”며 “그동안 염수 리튬에 주력했지만 칠레와 볼리비아 등에서 리튬 염호를 국유화하고 있어 광석 리튬으로도 확장해 리튬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포스코그룹 전체 매출에서 비철강부문 비중은 2018년 53%에서 2022년 58%로 꾸준히 상승 추세다.

포스코퓨처엠은 “올 하반기 주요 완성차, 배터리사들과 추가 공급계약 체결이 기대돼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상반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등 국내외 배터리사와 총 83조원의 대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지난해 이후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누계 수주 106조원을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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