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동갑내기 부회장 3인방이냐 다크호스냐

김도엽 기자 2023. 7. 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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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하면서 누가 차기 회장 후보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승계절차를 밟아온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가나다순)이 3파전을 펼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운데 윤종규 회장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깜짝 인사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중이다.

차기 회장 잠재 후보군(롱리스트)는 내·외부 후보 각 10명씩 총 20명이다. 내부 후보군에는 부회장 3명과 총괄부문장, 주요 계열사 대표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외부 후보는 서치펌 등 전문기관 추천을 받은 10명이다.

윤종규 4연임 가능하지만 나서지 않을듯
윤 회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이다. 윤 회장은 2014년 취임한 뒤 2017년, 2020년 두차례 재선임되며 KB금융을 리딩 금융 그룹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규정상 회장은 선임때 만 70세 미만이어야 하지만 윤 회장은 1955년생이기 때문에 규정상 연임이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4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점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임에 부정적 인식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당국은 3연임에 도전하던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용퇴를 "존경한다"고 표현했다. 최근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이 선진적이고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 본인이 선임한 부회장도 있고, 무언의 당국 압박도 있으니 적절한 시점에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부회장 3인방 주목
금융권 안팎에서는 1961년생 동갑내기 부회장 3인방을 주목하고 있다. 양종희 부회장은 2020년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올라 그룹의 문화와 비전에 관한 이해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 재무 부사장을 맡은 '재무통'이란 점은 윤 회장과 공통점이기도 하다. KB손해보험을 5년간 안정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현재는 KB금융지주에서 개인고객, WM·연금, 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이동철 부회장은 보험·카드를 비롯한 비은행 분야를 모두 섭렵해 금융지주 사업 전반에 걸쳐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지주 전략총괄 부사장을 거쳐 전략 기획에 뛰어나다.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주도하는 등 여러 차례 인수합병(M&A) 프로젝트를 맡아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국민카드 사장 시절 많은 기업과 MOU(양해각서)를 맺고 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허인 부회장은 부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 경험이 장점이다. 사상 첫 3연임 은행장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장 재임 중 나라사랑카드, 경찰청 등 기관 영업 성과가 뚜렷하고,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도 거쳐 '영업통'으로 꼽힌다. 은행장 경험으로 장기신용은행 출신인 허 부회장은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에도 최종 숏리스트 4명에 포함된 바 있다.

다크호스나 외부인사 가능성은?
부회장 3명을 제치고 내부 출신 다크호스나 외부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내부 인사로는 국내 증권사 최초 여성 CEO(최고경영자)로 KB금융 총괄부문장인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후보로 선정되면 여성 최초 대형 금융그룹 수장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이외 이재근 국민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출신 젊은 인사가 떠오를 수도 있다.

윤 회장 이전 임영록·어윤대·황영기 회장이 외부 출신 인사였다는 점은 '외부 인사 변수' 이유로 거론된다. 그러나 KB금융이 그동안 지배구조 부문을 공들여왔고 외부 출신 필요성도 거의 없어 내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복현 원장도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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