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 잇단 전개… '북중러 동시 견제' 다목적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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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최근 우리나라를 연이어 찾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위협에 따른 '확장억제 강화'가 1차적 목표지만, '한미일 대(對) 북중러'란 이른바 신(新)구도를 의식한 '다목적 카드'란 분석도 제시된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개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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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최근 우리나라를 연이어 찾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위협에 따른 '확장억제 강화'가 1차적 목표지만, '한미일 대(對) 북중러'란 이른바 신(新)구도를 의식한 '다목적 카드'란 분석도 제시된다.
우리 해군에 따르면 미 해군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가 24일 제주기지에 입항했다.
우리 해군은 아나폴리스가 "작전임무 중 군수 적재"를 위해 입항했다고 설명했지만,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아나폴리스의 제주 기항을 계기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폴리스함에 앞서 이달 18~21일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가 우리 해군의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기도 했다. 켄터키함이 한반도를 떠난 뒤 불과 사흘 만에 아나폴리스함이 우리 군항에 온 것이다.
켄터키함이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하는 데 반해 아나폴리스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진 않는다.
그러나 대(對)잠수함전·대육상 공격임무·특수전·기뢰전 등 수행 능력을 갖춘 미 SSN의 우리나라 기항 사실을 공개한 건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발표한 '워싱턴 선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워싱턴 선언'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the regular visibility)을 증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개념을 말한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한 다음날인 이달 13일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에 역내 군사적 활동에 대한 '견제' 의미도 담고 있단 해석이 나온다.
중·러 양국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에 번번이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 SSBN 켄터키의 한반도 전개 배경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미사일을 쏘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공격성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0일 CBS 방송에 출연,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에 미온적 태도를 견지한다면 "한국·일본과 함께 방어자산 확대, 합동훈련 같은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작년 10월 공개한 국방전략서(NDS)에서 중국을 '가장 중대한 도전'으로, 러시아는 '당면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방위의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미 정부는 이 같은 통합억제 전략 수행을 위해 앞으로도 동맹·우방국과의 연계 및 이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 대응'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 SSBN·SSN의 연이은 한국 전개는 즉흥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다. 사전에 짜놓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여기엔 대북 억제뿐만 아니라 중국 견제 등의 개념까지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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