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155SV' 특급 마무리의 붕괴, 또 끝내기→12연패…퍼펙트 괴물에 日 에이스까지, 울고 싶은 SB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두 경기 연속 충격의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1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퍼펙트 괴물'을 상대로 선취점을 빼앗고도 졌는데, 이제 일본 '에이스'를 만난다. 산 넘어 산이다.
소프트뱅크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 치바의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치바롯데 마린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2로 충격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004시즌까지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라는 명칭을 사용했던 구단은 시즌이 종료된 후 소프트뱅크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명칭이 바뀌었다. 소프트뱅크가 호크스를 인수한 뒤 구단은 4시즌 일본시리즈 우승은 커녕 퍼시픽리그 왕좌에도 오르지 못하며 다이에 막바지 시절의 위상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 아키야마 코지 감독 부임 2년차에 첫 퍼시픽리그 우승을 손에 넣었고, 이듬해 리그 우승은 물론 일본시리즈 우승 타이틀까지 손에 넣으며 본격 강팀으로 거듭났다. 소프트뱅크가 가장 전성기를 맞았던 것은 2014년부터였다. 소프트뱅크는 아키야마 감독 부임 마지막 시즌인 2014년 퍼시픽리그-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뒀고, 2015년 쿠도 기미야스 감독 체제가 시작된 후에도 2년 연속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소프트뱅크는 2016시즌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는 등 우승 자리에서 '잠시' 내려왔으나, 2017~2020시즌 총 4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네 번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두 번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최고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소프트뱅크는 강했다.
하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소프트뱅크의 '왕조'는 막을 내리는 모양새. 소프트뱅크는 지난 2021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B클래스(리그 4~6위)'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2위를 기록했으나,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는 43승 2무 40패로 3위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올해 흐름이 나쁘지 않던 중 3위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7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3연전을 시작으로 세이부 라이온스-오릭스 버팔로스-치바롯데 마린스와 맞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으며 12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위를 유지, 2위 치바롯데와 2경기 차, 1위 오릭스와는 8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보면 올 시즌 초반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질주했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23일 연장 끝내기 승부 끝에 11연패에 빠진 뒤 후지모토 히로시 소프트뱅크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거부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후지모토 감독은 "오늘은 괜찮잖아? 없어(今日はいいやろ、なし)"라고 말하며 구장을 빠져나갔고, '풀카운트'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24일 12연패의 과정은 최악에 가까웠다. 소프트뱅크는 치바롯데 '괴물' 사사키 로키를 상대로 1회부터 득점에 성공하며 연패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소프트뱅크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2회와 4회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그래도 소프트뱅크는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9회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9회였다.
소프트뱅크는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오수나는 지난 201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세이브왕' 타이틀을 수확하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155세이브의 특급마무리 출신. 오수나는 이닝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그레고리 폴랑코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으나, 이어 나온 두 타자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2루 주자까지 지워냈다.
치바롯데는 패색이 짙어가던 9회말 2사 1루에서 대타로 프로 17년차 카쿠나카 카츠야를 대타로 내세웠고 '신의 한 수'가 됐다. 오수나는 초구 151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비슷한 몸쪽 높은 코스에 2구째 152km 직구를 던졌는데, 카쿠나카가 오수나의 직구를 힘껏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9회 2사까지 경기를 리드하던 소프트뱅크는 충격의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소프트뱅크의 12연패는 지난 1969년 난카이 시절 이후 무려 54년 만이다. 당시 난카이는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인 15연패를 기록했다. 문제는 소프트뱅크의 연패 탈출이 25일 경기도 쉽지 않다는 점. 소프트뱅크는 오릭스와 맞대결을 갖는데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출격한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선수로 2021-2022시즌 투수 4관왕, 정규시즌 MVP, 리그 최고의 투수인 사와무라상까지 품에 안은 선수. 올 시즌 활약도 여전하다. 야마모토는 13경기에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 중, 다승은 퍼시픽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평균자책점은 2위에 랭크돼 있다.
24일 경기에서는 사사키에게 선취점을 뽑아내고도 충격의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한 소프트뱅크가 25일 야마모토를 상대로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소프트뱅크 호크스 후지모토 히로시 감독, 소프트뱅크 선수단, 로베르토 오수나,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 = 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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