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시행 한달…은행으로 몰린 퇴직연금

이정필 기자 2023. 7.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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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되면서 5대 시중은행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연금사업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에 운용 중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포트폴리오도 국내주식 위주로 구성됐는데 지난 10년간 증시 침체와 저금리 상황 등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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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적립금 140조, 전체 346조 중 40% 차지
DC형·IRP 10년 수익률은 1%대 그쳐, 중장기 상향 과제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상반기(1~6월)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은 총 95조157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5대 은행의 상반기 주담대(전세대출 포함) 신규 취급액은 83조995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4% 급증했다. 11일 서울 용산구에서 한 시민이 은행 ATM를 이용하고 있다. 2023.07.1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되면서 5대 시중은행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시행 초기인 만큼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퇴직연금 중장기 수익률이 1~2%대에 그치고 있는 점은 앞으로의 과제로 지적된다.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345조8140억원 규모다. 이 중 은행권은 179조3882억원으로 약 52%를 차지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만 140조2638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은행권의 78%, 전체 40%가 넘는 비중이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과 맞물려 기존 원리금 방어형 은행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증권으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파르게 나타났다.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1조1019억원 중 9766억원(88.63%)이 5대 은행에 집중됐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가입자 대부분이 원리금보장 상품을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상품 적립액은 초저위험 9393억원, 저위험 806억원, 중위험 488억원, 고위험 332억원 순이다. 지정 가입자 수 역시 초저위험 177만명, 저위험 9만명, 중위험 8만명, 고위험 6만명 순으로 비례한다.

반면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은 6개월 평균 5.8%(연 환산 11.6%)로 위험등급이 상향될수록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은행별 고위험 포트폴리오 상품의 6개월 수익률은 국민은행 14.16%, 하나은행 9.56%, 신한은행 9.29%, 농협은행 8.31%, 우리은행 7.90%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권의 기존 수익률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디폴트옵션 대상인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의 중장기 수익률은 1~2%대에 그치고 있다.

은행별 원리금 비보장 DC형의 10년 운용수익률을 보면 신한 1.82%, 국민 1.64%, 농협 1.63%, 하나 1.43%, 우리 1.41% 등이다. 원리금 비보장 IRP의 10년 수익률은 신한 1.86%, 국민 1.67%, 농협 1.51%, 하나 1.10%, 우리 1.00%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연금사업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에 운용 중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포트폴리오도 국내주식 위주로 구성됐는데 지난 10년간 증시 침체와 저금리 상황 등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이 낮은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제도가 시행된 만큼 금융사들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운용에 나서고 있다"면서 "변동성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원리금 보장형보다 펀드가 포함된 상품을 선택한다면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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