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폭우 속 희망 건넨 ‘불타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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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 탓에 전국적으로 커다란 인명피해가 났다.
경북지역은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예천군을 비롯해 인근 지역인 봉화군과 영주시는 토사와 바위들이 밀려들어 집과 농장이 부서지며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지난주 가장 큰 피해를 본 경북 예천군의 벌방리와 신화리를 찾았다.
대부분의 주민은 인근 대피소로 피신했고, 빗속 거리에서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수재민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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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 탓에 전국적으로 커다란 인명피해가 났다. 경북지역은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예천군을 비롯해 인근 지역인 봉화군과 영주시는 토사와 바위들이 밀려들어 집과 농장이 부서지며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지난주 가장 큰 피해를 본 경북 예천군의 벌방리와 신화리를 찾았다. 마을에는 해병대 장병들과 소방관, 그리고 경찰들이 피해 복구와 실종자 수색작업에 한창이었다. 대부분의 주민은 인근 대피소로 피신했고, 빗속 거리에서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수재민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는 “집은 허물어지고 가재도구는 엉망이 됐지만 가족이 무사해 정말 감사하다”라면서 봉사 나온 장병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빗물이 부딪치는 차창 너머로 어둠이 내리는 고속도로를 바라보던 중 저 멀리서 엷은 빛을 발견했다. 차가 점점 그 빛으로 가까이 가는 순간 갑자기 산불이 난 듯 타올랐다. 난생처음 노을이 산 전체를 새빨갛게 물들이는 풍경에 넋이 나가 일단 차를 세웠다. 차 밖으로 나와 보니 노을빛에 물든 구름은 폭포처럼 산과 산 사이로 흘러내렸다. 석양은 어둠이 밀려오기 전 혼신을 다해 빛을 발하며 천지를 빨갛게 삼켜버렸다.
기상청은 이번 주도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비구름 뒤에는 언제가 맑은 하늘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찬란한 노을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희망을 품어보길 간절히 빌어본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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