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전 역량, 눈높이 훈련으로 키워야 [기고]

2023. 7. 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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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사고에 따른 사망 소식이 전해질 때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통한 마음이 가득하다.

재난과 안전에 대해 어린이들이 몸으로 익히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또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교안전매핑 동아리 활동에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을 포함하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행정안전부가 운영을 지원한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에 더 많은 어린이의 참여와 국민의 적극적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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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재난과 사고에 따른 사망 소식이 전해질 때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통한 마음이 가득하다. 특히, 어린이 사망사고는 깊은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 어린이 안전사고는 2만1,642건을 기록했다. 안전사고 총건수 대비 어린이 안전사고는 27.5%에 이른다. 어린이 인구가 총인구의 11.5%임을 고려할 때 2.5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이다. 어른들의 개선 의지와 함께 어린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 배양도 필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영미권에도 "Old habits die hard"라는 유사한 속담이 있다. 어린 시절에 체득한 행동 방식이 개인의 한평생에 걸쳐 지속됨을 일컫는다. 재난 대비·대응과 안전한 일상생활 습관도 어린이 때부터 반복적으로 배우고 꾸준히 실천해서 '세 살 버릇' 또는 'old habits'가 되어야 한다.

언어를 배울 때 최적의 시기가 있듯이, 안전 학습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2015년 교육과정이 개정되어, 초등학교 1~2학년 교과목에 '안전한 생활'이 새롭게 도입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안전한 생활' 교과목의 이론적 학습만으로는 부족하다. 재난과 안전에 대해 어린이들이 몸으로 익히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어린이 대상 훈련의 경우 어른들의 종합적인 훈련과 달리, 위험 회피와 대피 중심의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2023년 '어린이 재난안전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6월 말까지 참여학교를 모집했다. 올해 총 191개 학교가 훈련에 참가한다. 특히 올해에는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이 더 효과적으로 추진되도록 관계기관 협업을 강화하였다. 유엔DRR(United Nations office for Disaster Risk Reduction)이 개발한 훈련 프로그램을 행정안전부가 활용하고, 훈련 참여학교는 교육부에서 모집한다. 또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교안전매핑 동아리 활동에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을 포함하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행정안전부가 운영을 지원한다.

훈련에 따른 학교와 교사 부담은 줄이고 어린이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책도 추진된다. 우수사례 공유‧활용에서 더 나아가 안전 강사의 역할을 강화한다. 증강현실(AR) 기반의 훈련도 확대한다. 어린이들이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 '훈련 영상 콘테스트'와 '훈련 후기 공모전'도 개최해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 어린이들에 대한 포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재난 이해 보드게임, 내 학교 주변 위험요소 찾기 등 눈높이에 맞춘 재난안전훈련을 통해 어린이들은 재난 대응과 생활 속 안전을 몸에 익히게 된다. 어린이들의 작은 힘이 합쳐지면 친구들과 이웃을 돕는 밑바탕이 된다. 더불어, 훈련을 경험한 어린이들은 안전 역량을 갖춘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난다. 어린이들이 직접 계획하고 참여하는 훈련은 다음 세대를 굳건하게 세우기 위한 재난 대비의 주춧돌이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에 더 많은 어린이의 참여와 국민의 적극적 관심을 기대한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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