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한 믿음 확고"…한영 커플 유튜버 '진우와해티'[인터뷰]
2020년 연애 초기부터 '커플 크리에이터' 활동
해티 "끌림 느낀 남자" 진우 "책임져주고 싶다"
방송계 진출이 꿈…진우, 지난해부터 활동 시작
"현 채널 손자들도 나오는 패밀리채널 됐으면"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지난 2019년 연애를 시작해 올해 결혼식을 올린 한국인 남편과 영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깨고 가정을 꾸린 이들이 선보이고 있는 콘텐츠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일상에서의 장난기 섞인 '케미'부터 양국의 문화와 관련한 내용을 두루 다루며 국제커플 콘텐츠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진우와 해티(jin and hattie)'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인 남편 진우(본명 허진우·27)와 영국인 아내 해티(27)는 국내 커플 유튜브 채널 중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다. 이들은 25일 기준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에서 각각 469만·21만·310만여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유쾌한 장면과 여느 커플과 다르지 않은 일상 브이로그, 국적에 따른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2020년 2월 연애 초기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어느새 이들의 프러포즈·결혼식이라는 인생 이벤트까지 담아내는 가족 앨범이 됐다.
진우는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내부 상황들까지 따져보면 저희가 여기까지 오는 게 많이 어렵긴 했다"며 "또 반대로 축복을 받았다는 생각도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국제 커플로서 좋은 커뮤니티도 만들었으니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저희가 시작할 때만 해도 국제 커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많이 볼 수 있어 신기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들의 첫 만남은 영상에서도 소개했듯 데이팅 앱·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사됐다. 만남을 이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서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해티는 "끌림의 믿음이 좀 강하고, 그 느낌이 있다. 살면서 딱 두 번이 왔는데 한 번은 전 남자친구였고, (나머지) 한 번은 진우였다"며 "진우를 봤을 때 확실한 그게(느낌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진우는 "처음에는 그런 느낌보다는 만난 지 한두 달째 됐을 때 '책임져 주고 싶다' '힘든 환경을 같이 이겨내고 탈출시켜 주고 싶다'는 기분이 처음으로 느껴진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영국에서 액팅 스쿨에 합격한 해티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으나 환경·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았고, 불가피하게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었다.
이때 'ASMR'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었던 진우가 고심 끝에 '커플 유튜브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이를 해티가 받아들이면서 이들은 함께 영상 플랫폼에 뛰어들게 됐다.
진우는 "(당시 해티가) 일을 그만두면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저도 대학생이라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고안했던 것"이라며 "서로 상대에 대한 믿음은 확실한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항상 함께 생활하며, 일 역시 같이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장단점도 각각 존재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진우와 해티 모두 "일을 같이하는 데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동시에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직업의 장점으로 꼽았다.
연애 초기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서 '다 포기할까'라는 심경이 들었던 때도 있었다는 진우와 해티. 그럼에도 이별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스무 살 때부터 배우라는 직업을 꿈꿔온 진우, 액팅 스쿨 진학을 원했던 해티. 현재 진우와 해티는 유튜브를 부업으로 하는 삶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방송계 진출이 두 사람 모두의 바람이다.
해티는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방송이 될 수도, 현재 운영하는 채널이 될 수도 있을 텐데 미디어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주고 또 사회 통념상 쉬쉬하는 토픽들도 다루고 싶다"며 "성 관련 인식이나 관념을 바로잡거나 숨겨오기만 했던 정신 건강 부분을 오픈해서 다루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다 세부적이고 개인적인 목표는 한국어를 잘하는 영국인으로 방송계에도 진출해 끼를 발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해티는 자신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 현재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진우는 지난해 독립영화나 웹 드라마 작품에 출연하는 등 배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의 면모를) 조금씩 보여주려는 단계인 것 같다. 일종의 필모그래피가 쌓이고 있는 과정"이라며 "배우로도 성공해서 잘 됐을 때 저희 브랜드도 강화되지 않겠나. 저희 채널이 부업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또 "저희 채널은 나중에 (자식과) 손자들도 나오는 패밀리 관련 채널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객관적으로 제 이미지는 4, 50대쯤 누구를 '담그는' 역할이나 중후한 캐릭터와 맞지 않나 (싶다). 지금은 탄탄히 경험을 쌓고 (언제) 어떤 기회가 오든 잡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진우와 해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 각각 '영국 디스 짤들을 본 영국 와이프 반응'과 '먼 나라에서 한국까지…우리의 결혼식 Full ver' 영상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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