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거친 플레이를 역이용하라
16강 진출 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첫 경기. 콜린 벨(6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전 11시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콜롬비아(FIFA 25위). 랭킹으론 한국(17위)이 한 수 위처럼 보이지만 대표팀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 때문이다. 콜롬비아는 대회 개막 전 아일랜드(22위)와 평가전을 가졌는데 콜롬비아 선수들이 태클을 남발하자 아일랜드는 경기 중단을 요구, 결국 킥오프 20분 만에 종료됐다. 아일랜드 감독이 “47년 축구 인생 동안 처음 겪은 일”이라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한국이 16일 네덜란드와 현지 비공개 평가전을 가졌을 때 네덜란드 선수들이 에이스 지소연(32·수원FC)에게 “콜롬비아 선수들을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 선수들은 ‘오히려 반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드필더 조소현(35·토트넘)은 “과감하게 나서 프리킥, 페널티킥 등을 얻어내겠다”고 말했다. VAR(비디오 판독)로 상대 반칙이 잡히는 상황 등에 대한 이야기도 선수들끼리 나눴다. 한국은 출국 전 아이티(53위)와 치른 평가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세트피스로 결승골을 뽑았다. 프리킥을 얻은 후 장슬기(29·인천현대제철)가 패스를 받아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다.
일단 상대 압박에도 오래 뛰는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벨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프린트(단거리 달리기)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왔다. 호주 현지 훈련장에서도 “90분이 아니라 100분을 뛰는 체력,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공격수 최유리(29·인천현대제철)는 “훈련을 통해 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압박을 이겨내고, 또 우리가 밀어붙이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우리 팀의 강점, 선수들 개개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해주길 바란다. 싸울 준비가 완벽히 됐다”고 강조했다.
넬손 아바디아(67) 콜롬비아 감독은 25일 경기에 결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콜롬비아 코치이던 2015 캐나다 월드컵에서 징계를 받았는데, 콜롬비아가 2019 프랑스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며 이번에 사후 징계가 적용됐다. 2017년 콜롬비아 지휘봉을 잡은 아바디아는 2022 남미 선수권 준우승을 이끌었다.
한국과 함께 H조에 속한 독일(2위)과 모로코(72위) 1차전에선 독일이 6대0으로 완승했다. 독일 공격수 알렉산드라 포프(32·볼프스부르크)가 두 골을 넣었다. 포프는 2022-2023시즌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골잡이다. G조에선 이탈리아(16위)가 아르헨티나(28위)를 1대0으로 잡았다. F조 브라질(8위)은 파나마(52위)를 4대0으로 눌렀다.
/시드니=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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