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뼈를 묻겠다”
지난해 6월 홈 팬들 응원이 거세기로 유명한 프로축구 FC 서울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인데도 원정 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선수였던 ‘무고사’의 이름이 크게 울려 퍼졌다. 이 경기는 스테판 무고사(31·몬테네그로·등록명 무고사)가 인천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일본 J리그 비셀 고베로 향하는 게 확정됐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4년 동안 인천에서 뛰었던 무고사는 68골로 구단 최다득점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정말 감동이었죠. 내가 많이 사랑했고, 사랑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비셀 고베는 스페인 축구 전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이 뛰고 있는 일본 명문 구단이다. 고베는 당시 무고사 연봉의 2배가량인 200만달러(약 26억원)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무고사 역시 일본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뒤 1년 동안 뛴 경기는 12경기에 그쳤다. 무고사는 “그렇게 큰돈을 투자했는데도 왜 나를 뛰게 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동안 무고사는 K리그 구단들로부터 지속적인 구애를 받았다. 본능적인 골 감각에다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무고사는 인기가 많았다. 고베와의 계약이 6개월 남은 지난 6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무고사는 인천을 선택했다. 고베로부터 받을 수 있던 잔여 연봉 10억원가량을 포기하면서 인천으로 왔다. 그는 “인천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한국 구단도 있었다. 하지만 선택은 쉬웠다. 내가 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무고사는 “일본에서도 보내준 인천 팬들의 사랑에 감사했다”고 했다. “인천 팬들의 소셜미디어 메시지는 매일 왔어요. 팬 2~3명은 아예 고베로 찾아오는 바람에 식사도 대접했죠. 한국 음식, 선물, 편지 등을 많이 받았습니다.” 무고사의 아들과 딸은 인천에 돌아간다는 소식에 기뻐서 말 그대로 펄쩍 뛰었다고 한다. “둘은 인천에서 태어났어요. 정말 고향으로 돌아온 거죠.”
다음 달 3일까지인 K리그 휴식기 동안 무고사는 몸을 끌어올리는 데 전념한다. 지난달 체코와의 A대표팀 경기에서 경미하게 왼쪽 무릎을 다쳤다. “회복을 마치고 최근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 팀 훈련을 같이했는데, 그제야 제가 인천에 돌아온 게 조금씩 실감 나더군요.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남은 선수 생활 전부를 인천에서 보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사랑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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