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점수’ 1만점 놓고 초일류 랭커들 각축전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7. 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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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현재까지 신진서·박정환 2명만 월별 랭킹점수 1만점 돌파

월간 랭킹점수 1만점이 최정상권 기사로 인정받는 ‘커트라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400여 명 국내 프로기사 중 1만점을 넘겨본 사람은 2009년 랭킹제 도입 후 신진서(23)와 박정환(30) 딱 2명뿐이다.

한국 바둑의 ‘투톱’ 신진서(왼쪽)와 박정환은 월별 랭킹점수 1만점을 놓고도 각축을 펼쳐왔다. 박정환이 30번, 신진서는 51번 1만점을 돌파했다. /한국기원

역대 월간 최고점은 신진서가 2023년 6월 작성한 10,434점이다. 제1회 란커배 결승 1국을 이긴 순간 10,460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2연패를 당해 신기록 작성이 무산됐다.

하지만 신진서는 43개월 연속 랭킹 1위답게 점수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작년 9월 처음 10,400점대(10,411점)를 찍은 뒤 상승 폭을 늘려가고 있다. 7월 현재 점수는 10,429점. “승률 9할대의 현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연말쯤 10,500점대 진입도 기대해 볼 만하다”(한국기원 장은애 홍보팀 과장)는 전망이 나온다.

랭킹 2위 박정환은 7월 현재 9,980점으로 1만점에 20점 차로 접근했다. 2022년 10월 9,903점(랭킹 3위)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눈부신 반등이다. 하지만 7월 대국수가 적어 1만점 복귀는 8월 성적을 반영하는 9월 랭킹 때 실현될 전망이다.

박정환은 랭킹점수 1만점 고지에 최초로 발을 디딘 기사다. 2018년 1월 10,024점으로 새 역사를 썼다. 신진서는 같은 해 12월 10,004점으로 박정환에 이어 두 번째 ‘1만점 클럽’ 에 가입했다. 1만점 이상 기록한 개월 수는 박정환이 30번, 신진서는 51번이다.

그렇다면 1만점 고지는 신진서·박정환 둘만의 독점물일까. 현재 가장 근접해 있는 기사는 3위 변상일(26)이다. 7월 기준 9,905점으로 1만점까지 95점이 모자랐지만 춘란배서 리쉬안하오를 연파하며 9,921점(20일 현재)으로 올라섰다. 변상일의 커리어 하이는 2022년 11월 작성한 9,977점.

랭킹 4·5위 신민준(24)과 김명훈(26)은 지난 1년간 각각 84점, 111점을 추가하며 맹렬히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의 랭킹 점수는 아직 9,764점, 9,695점에 불과, 1만점대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

한국기원 랭킹위원인 박승철 8단은 “현행 계산 방식에는 패할 경우에도 가점이 붙는 등 점수 인플레이션 요인이 있어 앞으로 1만점 이상 고득점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랭킹점수 계산법은 꽤 복잡하다. 승률 기대치, 비례 상수, 가중치 등 전문적 개념이 동원된다. 기전을 4 등급으로 세분하고 상금 규모까지 가중치를 적용한다. 자신보다 점수가 높은 기사를 이기면 상승 폭이, 낮은 상대에게 패하면 손실 폭이 크다. 상위 랭커일수록 불리한 구조다.

신진서가 란커배서 2대0으로 승리했다면 10,487점, 2대1 승이면 10,465점이 될 수 있었다. 1국 승리로 얻은 점수는 12점, 2·3국 연패로 잃은 점수는 44(22X2)점에 달했다. 6월 11승 2패의 호성적에도 7월 랭킹서 5점이 깎였다. 1만점 안팎에서 벌어지는 랭킹점수 기록 다툼은 날이 갈수록 더 화끈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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