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장마에 쓸려간 ‘여름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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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인데 장마 때문에 손님은 없고, 채솟값은 치솟아 한철 장사를 망치게 생겼습니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곰장어 식당을 운영하는 A(52) 씨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날 오전부터 또 비가 내리면서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광장은 여름 성수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해운대구와 기장군 해변을 끼고 늘어선 특급호텔 예약률도 지난해 여름 휴가철보다 10%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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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상인·관광업계 한숨만…“엔데믹 첫 성수기 날릴 판”
“본격적인 휴가철인데 장마 때문에 손님은 없고, 채솟값은 치솟아 한철 장사를 망치게 생겼습니다.”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곰장어 식당을 운영하는 A(52) 씨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A 씨는 천정부지로 오른 상춧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이날부터 손님상에 깻잎만 내기로 했다.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인 7월 말~8월 초를 앞뒀지만 관광업계와 상인은 긴 장마에 한숨만 깊어진다. 특히 대표 관광지 해운대해수욕장 상인은 “몇 년 만에 맞은 특수를 날릴 판”이라며 푸념한다.
이날 오전부터 또 비가 내리면서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광장은 여름 성수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백사장 파라솔도 곳곳이 비어 있었다. 파라솔 대여 업체 관계자는 “성수기에는 한 줄에 30개씩 파라솔 10줄을 펼치지만, 오늘은 2줄만 폈다”며 “이달 정식 개장 후 일부 주말을 제외하고는 상황이 비슷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업체도 파라솔 3줄만으로 영업 중이었다.
이달 1일 정식 개장 이후 지난 23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은 248만8796명으로, 엔데믹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284만2383명)보다 오히려 12.4%(35만3587명) 줄었다. 최근 이어진 장맛비 영향이 컸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중구 대청동 관측소 기준으로 부산에는 17일간 비가 내렸다.
해운대 구남로 광장 일부 돼지국밥 가게 등에는 엔데믹과 함께 점심시간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이날은 두세 곳을 제외하면 썰렁했다. 이곳에서 조개·장어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은 “이달 초 8000원에 샀던 상추 한 상자(2㎏)가 2주 만에 6만 원으로 값이 뛰었다. 비싸기도 하지만 장마 탓에 쉽게 짓물러 품질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름 성수기에 가격을 올리면 역풍을 맞을 게 뻔해 하는 수 없이 버티고 있다”고 털어놨다. 구남로 과일주스 가게 사장도 “수박을 비롯한 과일이 가격은 오르고 상태는 나빠졌다. 비 안 오는 날만 기다린다”며 울상을 지었다.
해운대구와 기장군 해변을 끼고 늘어선 특급호텔 예약률도 지난해 여름 휴가철보다 10%가량 떨어졌다. 작년 7, 8월 평균 예약률 80%대를 거뜬히 넘겼던 것과 달리 올해는 70%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B호텔 관계자는 “장맛비로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이 줄어든 데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 예약률이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부산시티투어버스와 태종대 다누비열차 이용객도 확 줄었다. 하루 주중 9회, 주말 10회 운행 중인 부산시티투어버스는 장맛비가 내린 날 탑승객 수가 평소의 3분의 1로 감소했다. 다누비열차는 우천 때 안전상 문제로 운행하지 않아 이달에만 9일을 쉬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주말 최대 70회까지 운행하는 다누비열차는 이달 억 단위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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