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교사 생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 검은색 상복을 입고 집결한 전국의 교사와 교대생 5000여 명이 함께 외친 구호는 "교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였다.
이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교사 생존권 보장'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었다.
이 집회에서 나온 '교사 생존권 보장'이란 호소는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교사들이 '생존권 문제'로 받아들일 만큼 중대한 교권 문제 또한 서로 노력하면서 끝내 좋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믿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 검은색 상복을 입고 집결한 전국의 교사와 교대생 5000여 명이 함께 외친 구호는 “교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였다. 이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교사 생존권 보장’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 교사와 예비 교사는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봉직하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2년 차 새내기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심각한 교권 침해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교사에게 들씌워지는 아동학대 혐의 급증 등의 와중에 서이초 새내기 교사의 죽음이 들이닥쳤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듣고 전국에서 황망하게 모인 교사들은 고인을 위한 애절한 추모를 넘어 우리 사회 교권 침해에 대한 고발과 대책 촉구로 나아갔다.
이 집회에서 나온 ‘교사 생존권 보장’이란 호소는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을 책임지는 교사들이 사회를 향해 한목소리로 이를 전하는 현장 영상을 보며, 교권 침해와 학부모의 잦은 아동학대 주장 제기 등은 교사들에게 ‘생존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교권 침해와 이해하기 힘든 아동학대 혐의 제기 사례는 쌓이고 있다. 지금의 중장년층·노년층은 학창 시절 ‘학생이 교사에게 행패를 부렸다’는 소식을 해외토픽 같은 데서 접했다. 당시엔 그런 보도에 까무러치게 놀랐다. ‘딴 나라 얘기’였다는 뜻이다. 그때의 해외토픽을 능가하는 교권 침해가 너무 자주 벌어지고, 교사가 이를 바로잡으려고 개입하면 곧장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고, 무력감에 그냥 두면 바로 ‘직무 유기’ 주장이 꽂히는 것이 현실이라는 한 교사의 언론 인터뷰가 귓전을 떠나지 않는다.
교권 침해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아동학대’ 개념 규정이 어떻게 돼 있고 이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는 어디쯤 와 있는지 많은 사람이 궁금증을 느끼기도 한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기분상해죄’라는 말도 통용된다는데, 앞뒤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해도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자조 섞인 표현이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우리 사회 아동학대의 개념 자체도 여러 각도에서 더 살펴야 할 듯하다.
한국 사회는 그간 수많은 난제에 부딪혀 왔다. 너무 풀기 어려워 보여 막막하기만 하던 숱한 문제를 결국 극복해 가며 여기까지 왔다. 교사들이 ‘생존권 문제’로 받아들일 만큼 중대한 교권 문제 또한 서로 노력하면서 끝내 좋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믿는다.
조봉권 부국장 겸 문화라이프부장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