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34] AI시대에 배워야 할 것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딩을 해준다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사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나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50대가 넘은 우리 기성세대는 정말 운이 좋았다. 인류 문명의 모든 혜택을 다 받고 살다 인공지능에 밀려나기 바로 전 은퇴할 테니 말이다. 지금 30~40대도 이미 전문 지식과 직장을 가지고 있고,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다면 너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문제는 10대다. 이들은 아직 자신만의 전문 지식과 사회 경험이 없다. 그런데 이들이 직장을 구해야 할 10년, 20년 후엔 인간이 하던 일을 대부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량 처리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오늘날 10대는 처음으로 인공지능과 경쟁해 일자리를 구하고 생계를 유지해야 할 텐데, 우리는 그들에게 기계와 경쟁해서 이길 능력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그런 능력이 무엇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과학자의 역할은 지금 이 순간 듣기 좋거나 믿고 싶은 걸 확인해주는 게 아니다.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나의 세계관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사실과 자료만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게 과학의 필연적 의무다.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쳐야 할까요? 아니면 드론 조종사로 키워야 할까요?” 두려움과 기대로 가득 찬 부모들의 이런 질문에 어쩔 수 없이 대답해준다. 인공지능 시대에 100% 안전한 직업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성형 인공지능은 역사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여전히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기에, 인간의 어떤 능력까지 대체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결국 언제 대체될지 모르는 특정 기술이나 기능에 집착하기보다는 불확실한 미래에도 그때 필요할 지식과 능력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적응력, 상상력, 판단력, 그리고 회복 탄력성 같은 ‘메타 인지’ 능력을 지금 우리는 10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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