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따릉이’라는 신세계
항상 만날 때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오는 친구가 있다. 몇 년간 그 친구를 만났는데도 따릉이를 탈 생각을 못했다. 어느 날 처음으로 따릉이를 시도해 봤는데 아주 편했다. 이런 신세계가 있었다니.
우리 집은 지하철 정거장 두 개의 가운데쯤에 있다. 아침에 출근을 위해서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거나 해야 하는데, 따릉이를 타면 10분 만에 주파가 가능했다. 간격이 긴 버스와 잡기 어려운 택시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물론 따릉이는 새것도 있고 탈 때 끽끽거리는 것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잘 골라서 타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는 따릉이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집 주변에는 세 개의 정류장이 있는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따릉이 앱을 켜서 각 정거장에 있는 자전거 개수를 확인한다. 1, 2 같은 숫자는 위험하다. 집에서 보고 가도 정거장에 가면 눈앞의 사람이 타고 가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걸어가면서도 계속 앱을 확인하면서 간다.
지난주에 여느 때처럼 아침에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 보도블록에 약간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다. 용감하게 뛰어넘었어야 했는데 마음이 흔들려서 고민하는 순간 자전거는 힘을 잃고 턱에 걸려 쓰러졌다. 더불어 나도 ‘으악!’ 하며 보도블록 위로 자전거와 함께 넘어져 팔과 다리를 심하게 쓸렸다. 지나가던 아줌마가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고 자전거를 일으키는 것도 도와주셨다. 눈물나게 고마웠다. 진물도 심하게 나서 약도 처방받고 2주간을 반창고를 붙이고 살았다. 그 이후 자전거를 타는 게 조금은 무서워졌다. 이전에 내가 자신감 있게 달리던 길도 우물쭈물하게 되고, 사람을 만났을 땐 더 놀라서 주춤거렸다.
회사 동료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에는 트라우마가 생겨서 한동안 차도 못 타고 힘들었다고 했다. 여전히 운전이 두렵다고 했다. 운전을 못해서 잘 몰랐는데, 자전거 운전으로 사고를 당하니 진짜 두려움이 생겼다.
두려움은 내버려 두면 점점 커진다. 아직도 넘어진 그곳을 지날 때면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몸이 긴장한다. 그래도 떨리는 마음에 휘둘리기는 싫어 매일 자전거를 탄다. 피하기만 하면 영영 자전거를 못 탈지도 몰라 용기를 내본다. 매일 달리다보면 저 작은 턱도 거리낌 없이 다시 넘을 날이 오겠지. 커다란 상처도 이제 조금씩 쪼그라들고 있다. 흉터는 남겠지만 걱정 근심도 점점 쪼그라들기를!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 주니어 지명
- 파월 “금리 인하 서둘러야 할 신호 없어”
- Netflix Series Zombieverse: New Blood Coins ‘Vari-Drama’ Genre, Mixing Humor, High Stakes, and Zombie Action
- 결국 4만전자 전락한 삼전, 용산은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 10만~20만원대로 실현한 문페이즈 드레스워치
- 연일 완판 행진 카이스트 탈모 샴푸, 단독 구성 특가
- 무쇠솥에 밥·찌개 끓인 후 한껏 올라간 집밥 맛
- 벨트 하나로 EMS·온열·진동 3중 관리, 허리 통증에 온 변화
- 1++ 구이용 한우, 1근(600g) 7만2000원 특가 공구
- 84세 펠로시, 2년 뒤 또 출마?… 선관위에 재선 서류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