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걷히는 안개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7. 25. 03:02
24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안성준 九단 / 黑 쉬자위안 九단 흑>
白 안성준 九단 / 黑 쉬자위안 九단 흑>
<제11보>(143~170)=5월 28일 개막식서 24강전 대진 추첨 후 선수들이 임전 소감을 밝혔다. “쉬자위안의 기보를 많이 봤는데 상당히 강하더라. 긴장하지 않고 꼭 이기고 싶다”(안성준). “안 9단과는 첫 대결이다. 힘든 대국이 될 것을 각오하고 있지만 기대감도 크다”(쉬자위안).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두렵고 설레는 것이 첫 만남이다.
백이 △에 둔 장면. 흑은 145, 147로 자신부터 살아야 한다. 백이 △로 되때려 좌하귀 백 대마 목숨은 패(覇)로 결론이 났다. 흑이 들고나온 팻감은 149의 양단수. 메가톤급 팻감이다. 얼핏 양패 형태인데 안성준은 뒤도 안 돌아보고 ▲ 자리에 잇는다. 흑도 △ 자리에 이어 좌하 백을 사로잡았다. 엄청난 바꿔치기가 이뤄졌는데, 이 거래의 수지 계산은 백의 이득이란 결론.
우세를 잡은 백은 154, 156으로 승리를 다져간다. 167은 일관성이 없는 수. 161에 둔 이상 참고도 3, 5로 끊어가야 했다. 7은 어쩔 수 없다. 이후 15까지의 수순이 예상되는데 이 진행이 실전보다 나았다. 한 치 앞조차 보이지 않던 수풀 위로 안개가 걷히자 나무와 꽃들이 또렷이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148 153…△, 151…143,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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