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38년 독재’ 훈센 압승…권력세습 작업

이선정 기자 2023. 7.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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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장기집권 중인 훈센(70) 캄보디아 총리의 임기가 5년 더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크메르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의 속 이산 대변인은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했다. 우리는 압승했으며 계속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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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승리로 총리 집권 5년 더…장남 훈 마넷을 후계자로 지명

- “3~4주 뒤 총리직 넘겨줄 수도”

38년간 장기집권 중인 훈센(70) 캄보디아 총리의 임기가 5년 더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크메르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의 속 이산 대변인은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했다. 우리는 압승했으며 계속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5석은 친정부 성향의 정당인 푼신펙이 가져갔다.

지난 1일과 2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각 선거 유세 중인 훈센(왼쪽) 총리와 후계자인 아들 훈 마넷.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는 CPP를 비롯, 총 18개 정당 소속 후보들이 24개 선거구에 출마했다. 전체 125석이 달린 이번 선거는 당별 득표수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는 지역별 비례대표제 방식으로 치러졌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971만655명이며, 이 중 84.2%인 817만7053명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CPP의 압승은 이미 예견됐다. 훈센 정권에 도전장을 낸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 인사가 만든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대항마가 사라짐에 따라 CPP는 전체 의석을 싹쓸이할 것으로 기대했다. 훈센 정권은 2017년 당시 전체 의석 125석 중 55석을 차지하며 빠르게 치고 올라온 CNRP를 반역 혐의를 적용, 강제 해산했고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전체 125석을 싹쓸이하며 일당독재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출마가 불허된 CP 소속 후보들은 이번 총선을 “가짜 선거”라고 비난하며 투표 불참을 독려했다. 이와 관련, 훈센 총리는 “극단주의자의 선동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민주주의 실현에 동참했다. 선거를 방해한 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선거를 방해한 혐의로 27명을 수배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1985년 총리 취임 후 40년 가까이 장기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압승이 확실시됨에 따라 5년 더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하는 방식이다. 1978년 ‘킬링필드’ 학살을 자행한 폴포트 정권을 무너뜨리고 캄보디아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한 훈센 총리는 32세였던 1985년 1월 총리에 취임한 뒤 계속해서 캄보디아를 통치 중이다.

부자 간 권력세습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훈센 총리는 장남인 훈 마넷을 2021년 12월 후계자로 지명했고, 같은 달 CPP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후계자로 확정한 바 있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 마넷은 올해 45살로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으며, 이번 총선에 CPP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훈 마넷은 1999년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훈센 총리는 연초에 “올해 7월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뒤 총리직을 장남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했는데, 선거를 며칠 앞두고는 중국 봉황TV와 인터뷰에서 “총선 후 3~4주가 지나면 훈 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 이는 그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말해 권력승계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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