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춧값 417%↑ 생활물가 또 들썩대자 부산 서민가계 시름(종합)

이석주 2023. 7.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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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에 생활물가가 치솟을 조심을 보인다.

서민 가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대표 관광지 상인의 시름도 깊어진다.

간신히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다시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지역 생활물가 지수도 지난달 2.4% 올랐으나 전국과 마찬가지로 2021년 3월(2.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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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대로 겨우 잡힌 물가, 호우로 채솟값 중심 다시 꿈틀

-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세
- 유가·공공요금 등 불안요소 산적
- 밥상-소비자물가 괴리 커질 듯

기록적 폭우에 생활물가가 치솟을 조심을 보인다. 서민 가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대표 관광지 상인의 시름도 깊어진다. 장맛비에 손님이 끊긴 건 물론이고 손님상에 내놓을 채소류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처음 맞는 여름 휴가철 특수를 날씨가 망쳐버렸다”는 넋두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간신히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다시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극한 호우’의 후폭풍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곧 이어질 폭염과 태풍도 악재다.

24일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시민들이 계속된 폭우로 가격이 오른 상추와 시금치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체감 고통’ 더 커질 듯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생활물가 지수는 112.99(2020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이 상승률은 2021년 3월(2.1%)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생활물가 지수는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항목으로 구성돼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보다 ‘체감물가’에 더 가깝다. 부산지역 생활물가 지수도 지난달 2.4% 올랐으나 전국과 마찬가지로 2021년 3월(2.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집중호우로 생활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자료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 부산지역 청상추(상품) 4㎏당 도매가격은 평균 8만5000원으로 한 달 전(1만6440원)보다 417.0% 폭등했다. 오이(가시 계통 10㎏)는 284.6% 오른 6만5000원, 수박(1개)은 29.8% 오른 2만2300원, 사과(후지 10㎏)도 15.0% 오른 7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들 채소·과일류 품목은 생활물가 지수에 포함돼 있다. 채소·과일류 가중치가 생활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에서의 비중(1.7%)보다 크다. 긴 장마에 따른 채소·과일류 가격 급등이 체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여름 특수 앞 줄줄이 악재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곰장어 식당이 손님이 없어 텅 비어 있다. 이유진 기자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전체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는 기조가 단번에 뒤바뀌지는 않겠지만 피부에 와닿는 생활물가는 크게 들썩일 수 있다.

우선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 역시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최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흑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하도록 한 협정)을 종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의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를 포격한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경기 연착륙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7.07달러로 마감했다. 4주간 11.44% 올랐다. 그동안 미뤄왔던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있다.

24일 충북 청주 한 수해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봉사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요인이 겹치면서 최근 2%대로 둔화한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2021년 9월(2.4%)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기에다 극한 호우의 파급은 시차를 두고 8, 9월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가까스로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전체 물가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소비자는 물론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특수를 기대하던 영세 상인을 한숨짓게 만든다.

기획재정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농·수산물 수급 관리를 품목별로 강화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수해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 관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수급 안정 부분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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