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모두투어 등 여행업계, 수요 회복 뚜렷한데 '인력난'에 진땀
대내외 변수 취약한 여행업…"단기간 인력난 해소 어려워"
[더팩트|이중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 간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여온 여행업계 4사(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참좋은여행)가 엔데믹 전환으로 기지개를 켜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늘길 빗장이 풀리면서 업무량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인력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인력난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말은 돼야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여행업계 4사의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기준) 직원 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많게는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하나투어는 각 연도별 12월 31일 기준으로 △2353명(2019년) △2175명(2020년) △1165명(2021년) △1106명(2022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정규직 직원 수는 1155명으로 2019년 같은 분기 2336명에 비해 1181명 적다. 모두투어는 △1047명(2019년) △1018명(2020년) △665명(2021년) △598명(2022년)이었고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582명으로 파악됐다. 2019년(1078명) 대비 492명 차이가 났다. 노랑풍선은 △517명(2019년) △430명(2020년) △298명(2021년) △357명(2022년)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올해 1분기(406명)와 코로나19 이전(593명·2019년 1분기) 직원 수를 보면 회복되지 않았다. 참좋은여행도 △367명(2019년) △335명(2020년) △240명(2021년) △222명(2022년)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직원 수가 급감했다.
복수의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단축근무와 유·무급 휴직을 시행했는데 2년 가까이 휴직에 들어간 직원도 있다"며 "현재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시장이 회복세를 띠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인력 확보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각 여행업계 별로 인력 충원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행업계 4사는 직원 채용 또는 복지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하반기 정기공채의 일환으로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모집했다. 합격자는 오는 8~10월 약 세 달간 실시하는 현장 실습과 과제 수행 등 인턴십 프로그램 평가와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또 지난해 연봉 협상을 통해 전 직원 임금을 3% 올리고 별도로 매달 15만 원씩 추가금을 지급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이달부터 전 직원 임금을 8% 올리고 개인별 통상 임금의 150%를 단기상여금으로 지급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회사의 성장을 위해 헌신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노랑풍선은 지난 2일 하반기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 접수를 마감했다. 특히 올해 초 실적개선을 이뤄냄에 따라 임직원 333명에게 총 85만825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전 직원 임금을 10% 올렸고 올해 4월에도 평균 8%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직원을 뽑았다.
◆ 단기간 인력난 해소 어렵다…"1년 이상 걸릴 것"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인력난 해소에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유는 '불확실성'이었다. 복수의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은 대내외 변수에 취약하다. 특히 일정 수요가 나오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여행업에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본다. 정상화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또 다른 바이러스가 언제든 올 수 있기 때문에 여행업계들이 생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회사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여행업의 고용 불안정을 꼬집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떠나간 근로자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고용 불안정에 있다. 일례로 코로나19 여파로 일시에 해고되는 일을 겪었는데 경험자들은 다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며 "또 미래 고용 환경에도 불안한 측면이 있다. AI(인공지능) 등으로 인력 대체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장래 직업으로의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본다. 급여가 다른 전문 직종에 비해 낮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행업계는 엔데믹 전환 이후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매출 830억 원, 영업이익 5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98억 원) 대비 745.9% 올랐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297억 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모두투어는 올해 1분기 매출 423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동기(47억 원) 대비 79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41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노랑풍선은 올해 1분기 매출 237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지난해 동기(6억7000만 원) 대비 3410%, 영업이익은 -39억 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끝으로 참좋은여행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46억 원, 영업이익은 18억 원으로 매출은 같은 기간 대비 1360%,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32억 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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